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미 대화 여건 조성과 남북관계 개선 문제 등을 논의할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이 5일 오후 서해 직항로를 이용해 평양을 방문한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으로 한 특사단은 이르면 5일 김정은 북한 노동장 위원장을 만나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청와대의 대북 특사단 발표 이후 “우리(미국과 북한)는 만날 것이고 긍정적인 일이 일어나는지 보게 될 것”이라며 “김정은과의 직접 대화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4일 “문 대통령은 5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수석 특별사절로 하는 특별사절단을 북한에 파견하기로 했다”고 발표하고, “사절단 방북은 평창올림픽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파견한 김여정 특사 방남에 대한 답방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윤 수석은 “사절단은 1박2일 평양에 머물며 북 고위 관계자들과 한반도 평화 정착과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대화에 나설 예정”이라며 “특히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미 대화의 여건 조성과 남북 교류 활성화 등 남북관계 개선 문제를 포괄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사단은 정 실장을 수석으로 서훈 국가정보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까지 모두 5명으로 꾸려졌다. 그 외에 통일부 당국자 등 5명이 실무진으로 수행한다.
특사단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날지 여부와 관련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 누구를 만날지 확정된 바는 없다. 그러나 김여정 특사가 방남했을 때 문 대통령이 직접 만났기 때문에 그에 상응하는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북-미 대화 조건 등에 관한) 그쪽 최고위급 인사의 생각이 어떤지 들어보는 게 이번 방북의 중요한 목표”라고 말했다. 특사단이 문 대통령의 친서를 가져갈지에 대해서도 “친서도 여러분이 어느 정도 예측하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사단이 문재인 대통령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에게 제시했던 ‘비핵화 방법론’에 대한 김 위원장의 생각을 직접 확인하게 될 것이라는 뜻이다.
특사단은 6일 오후 서울로 돌아와 문 대통령에게 귀국 보고를 한 뒤, 조만간 정의용 실장과 서훈 원장이 직접 미국을 방문해 방북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또 중국, 일본과도 긴밀한 협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보협 이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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