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월10일 오전 청와대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받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북한의 태도 변화 여부에 대해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3%가 “변했다”라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 직후 갤럽의 같은 조사 결과 보다 두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갤럽이 지난 13~15일 전국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16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를 보면, 북한의 태도에 대해 53%가 “변했다”, 34%가 “변하지 않아다”고 응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갤럽은 “과거 세차례 조사와 비교하면 북한 태도가 '변했다'는 응답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갤럽의 과거 조사에서 “북한 태도가 변했다”는 응답은 2014년 2월 6년 만에 성사된 남북 고위급 접촉(이산가족상봉 행사 합의) 직후 25%, 그해 10월 북한 최고위급 대표단의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 직후 28%로 나타났다. 남북 대화 가능성을 언급한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 직후 조사에서도 “변했다”는 28%였고 “변하지 않았다”는 의견은 60%를 웃돌았다. 이번 조사에서 “변했다”는 응답이 두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최근의 남북 정상회담·북미 정상회담 등 한반도 긴장완화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태도 변화에 대해선 지지정당별로 의견이 엇갈렸다. 갤럽은 “더불어민주당·정의당 지지층은 ‘변했다’고 보는 시각이 70%에 육박하지만,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지지층에서는 ‘변하지 않았다’는 의견이 60% 안팎이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핵포기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과거와 다른 여론 흐름을 보였다. 이번 조사에서 북핵 포기 여부에 대해 물은 결과 “북한이 핵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이 64%, “결국 포기할 것”이라는 응답은 22%로 나타났다. 1월 조사에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이 90%로 집계됐는데 두 달 사이에 26%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결국 포기할 것이라는 응답은 1월 조사에서 6%로, 이번 조사에서 16%포인트 증가했다.
한편, 갤럽이 주변국 정상 다섯 명 각각에 대한 호감 여부를 물은 결과 “호감이 간다”는 응답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24%),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19%), 푸틴 러시아 대통령(13%), 김정은 위원장(10%), 아베 일본 총리(5%)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갤럽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고하면 된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