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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계륵” “유통기한 지난 상품” 이인제·김문수·김태호 욕먹는 진짜 이유

등록 2018-04-03 11:28수정 2018-04-03 16:49

이인제, 영원히 발목 잡는 경선 불복의 역사
김문수, 태극기 집회 단골손님의 ‘김문순대’
김태호, 총리 후보자 시절 드러난 거짓말 파문
이인제 전 의원.
이인제 전 의원.

“(자유한국)당 자체도 ‘계륵’ 취급받는 이참에 지방선거까지 ‘계륵 후보’를 내세웠다.”

전여옥 전 의원이 자유한국당 6·13 지방선거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이인제(충남지사 후보, 3일 오전 공식 출마 선언), 김문수(서울시장 후보), 김태호(경남지사 후보) 등 3인방을 두고 “계륵”이라고 꼬집었다.

전 전 의원은 2일 오후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려 “무서운 자기혁신을 해야 할 자유한국당이 유권자에게 계륵을, 살도 하나 없는 닭 갈비뼈를 ‘드십사~옛정 생각해서~’라고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주 좋게 말하면 ‘왕년에 좀 잘 나갔던 오빠들”이지만 “결국 올드보이 재활용으로, 계륵 리사이클링을 한 것”이라고도 했다.

‘계륵’에 이어 ‘빈티지 상품’이라는 비유도 했다. 전 전 의원은 블로그 글에서 “김문수, 이인제, 김태호는 이제 유권자 입장에서 볼 때 사고싶지 않은 ‘빈티지 상품’이나 마찬가지다. 자유한국당은 따끈따끈한 ‘신상’을 내놓아도 될까 말까 한 처지다. 지난 선거에서 ‘반품 처리’된 유효기간 지난 정치인들을 후보로 내세운 것은 영원히 ‘계륵 정당’으로 머무르겠다는 자폭선언”이라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후보 3인방에 대한 비판은 전 전 의원이 처음이 아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2일 아침 <와이티엔>(YTN) 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나와 “국민들 시각에서 보자면 재고가 바닥나니까 유효기간이 지난 상품을 내놓는 게 아닌가 이렇게 보인다”며 “국민 건강에 해로운 선택이다”고 비꼬았다. (▶관련기사: 노회찬 “한국당, 재고 바닥나니 유효기간 지난 상품만 내놔”)

노 원내대표의 말마따나 자유한국당은 6·13 지방선거을 앞두고 인물난에 시달렸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깜도 안 되는 사람들이 나와 몇 사람 설친다고 인물 풍년이냐”(3월20일 지방선거총괄기획단 전체회의 머리발언 중)고 직접 반박했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당이 처한 현실을 보여준다.

‘계륵, 유통기한 지난 상품’이라는 비판에 자유한국당은 “(언론들이) ‘올드보이’라는 표현을 쓰며 후보들을 하나씩 흠집 내고 있다”고 발끈하고 나섰다. 홍문표 자유한국당 중앙당 공천관리위원장은 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이렇게 말하며 “이제 우리 사회는 경험없는 분들이 정치하는 것은 두렵고 불안하다. 경륜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올드보이 귀환’ 시선에 발끈한 한국당 “노인 모독”)

하지만 이인제, 김문수, 김태호 등 3인방이 단순히 ‘올드보이’여서 비판을 받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홍 위원장의 발언은 ‘핵심’을 놓쳤다고 볼 수 있다.

먼저 충남도지사 후보로 나선 이인제(70) 전 의원. 2012년 총선에서 6선에 성공하며 ‘피닉제(불사조를 뜻하는 피닉스와 이인제를 합친 말)’라는 별명을 얻기도 한 이 전 의원은 지난해 대선까지 모두 4차례 대통령에 도전했다.

첫 번째 대선 도전은 21년 전이었다. 1993년 김영삼 정권 시절 최연소 장관으로 기용된 그는 경기도지사를 거쳐 1997년 신한국당 대선 경선에 도전했다. 경선 1차 투표에서 이회창 후보에 이어 2위에 오른 그는 그러나 탈당하고 국민신당을 창당해 대선에 출마했다. 명백한 경선 불복이었다. 그 뒤 정당 내부 경선에 참여해 패배하면 출마할 수 없게 하는 ‘이인제 방지법’이 제정됐다. ‘피닉제’라는 별명 안에는 이러한 과거도 모두 포함된 셈이다. (▶관련기사: ‘불사조 이인제’의 4번째 대선 도전)

2017년 2월11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탄핵반대 연설을 듣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2017년 2월11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탄핵반대 연설을 듣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김문수(67) 전 경기도지사는 어떨까. 먼저 그의 최근 근황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김 전 지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불복하는 ‘태극기 집회’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대구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집회에서는 “김정은 기쁨조는 문재인”이라며 “박근혜를 석방하라, 문재인은 물러가라”고 외치기도 했다.

2011년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에는 이른바 ‘김문순대’ 논란이 불거졌다. 김 전 지사는 2011년 12월19일 낮 12시30분 남양주소방서에 자신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 ‘도지사’라고 여러 차례 밝혔지만 119상황실 근무자가 장난전화로 오인해 먼저 끊자 이를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장에게 알렸다. 김 전 지사의 전화를 받은 소방관 2명은 전보 조처됐다가 ‘지나치다’는 논란이 일자 원직 복직됐다.

반성도 없었다. 김 전 지사는 지난해 한 종편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당시 논란을 두고 “저는 제가 아주 잘한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고지식한 사람이 되어서, 대충 끊고 치워야 했는데 이걸 바로잡으려고 하다 보니까 문제가 커진 것”이라고 말해 누리꾼들의 비판을 샀다. (▶관련기사: 김문수, 119전화 ‘나 도지사인데’ 발언 “내가 아주 잘한 것”)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2016년 4월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을 마친 후 대표실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2016년 4월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을 마친 후 대표실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3인방 가운데 가장 젊은 김태호(56) 전 경남도지사는 어떨까. 김 전 지사는 ‘최연소 기록’이 적지 않다. 2002년 40살에 거창 군수가 되면서 전국 최연소 기초자치단체장이 됐고, 2004년 6월 재보궐 선거에서 경남도지사로 당선되며 최연소 광역자치단체장이 됐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에는 ‘40대 총리’가 될 뻔했지만 후보자 지명 21일 만에 낙마했다.

낙마의 이유는 3가지 정도로 압축된다. 먼저 2006년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 그는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박연차 전 회장을 처음 만난 것은 2007년”이라고 말했지만 그 이전에 박 전 회장과 골프를 쳤다는 골프장 방문 기록이 나왔다. 그러자 그는 “골프장 기록에 그렇게 남아 있다면 사실일 것”이라며 말을 바꿨다.

김 전 지사의 부인이 도청 관용차를 사적으로 이용한 사실과 도청 직원식당 직원을 가사 도우미로 썼다는 사실도 드러나 지탄을 받았다. 특히 김 전 지사는 인사청문회 전에는 두 가지 의혹에 대해 적극 부인하다가,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이 구체적인 증거 자료를 통해 문제를 거듭 지적하자 뒤늦게 사실을 일부 인정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부인이 관용차 사용·도청 직원 사택 배치버티다가 결국 “잘못했다”)

김 전 지사는 또 이명박 전 대통령의 ‘4대강 사업’도 적극 지지했다. 경남도지사 시절 그는 “낙동강 사업은 절체절명의 과제로 다른 특별계정을 통해서라도 낙동강 살리기 예산은 적극적으로 확보해 추진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관련기사: 최연소 군수·도지사 기록…‘총리 낙마’ 넘어야 할 산)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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