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 건배사로 내일 회담 의지 밝혀
문 대통령 “전쟁공포 해소 방안 진지하게 논의”
김정은 “판문점 선언 계승 허심탄회 논의할것”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18일 오후 평양 목란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환영 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김정효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남북 정상회담 만찬 행사에서 “남북 사이에 군사적 긴장과 전쟁의 공포를 완전히 해소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김 위원장과 회담에 이어 평양 목란관에서 열린 저녁 만찬 행사에서, 건배사로 “군사,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분야에서 내실 있는 발전을 이루고, 남과 북 사이에 군사적 긴장과 전쟁의 공포를 완전히 해소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하겠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정착도 중요한 의제다. 항구적 평화와 평화 번영을 위한 큰 그림을 그려가겠다”라며 “완전히 새로운 결의인 만큼 여러 도전과 난관을 만날 수도 있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과 나에게는 신뢰와 우정이 있다. 역지사지의 자세로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한다면 넘어서지 못할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나는 다정한 연인처럼 함께 손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가고 넘어왔던 사이”라며 두 정상 사이 단단한 신뢰가 구축됐음을 강조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 앞서 환영사를 통해 “우리가 판문점에서 시작한 역사적 첫 출발이 온 겨레를 불신과 대결의 늪 속에서 과감히 벗어나 화해와 평화 번영에 접어듦은 물론 이제는 그 누구도 멈출 수 없는 민족화해와 평화 번영의 새 시대로 당당히 들어서게 된 데 대해 만족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좋게 출발한 평화 번영의 새 역사를 지속해 나가며 북남관계에서 꽃피는 봄날과 풍요한 결실만이 있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판문점 선언을 계승·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제반 문제들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것이다.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과 쌓은 신뢰가 있기에 평화롭고 번영하는 조선반도의 미래를 열어가는 우리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쪽 현송월 단장·남쪽 최현우 마술사 참석 연회 메뉴로 백화 대구찜, 상어날개 야자탕 등
이날 만찬에는 남쪽 공식·일반·특별수행원 200여명, 북측에서는 수행원 50여명 정도 참석했다. 헤드 테이블에는 문재인 대통령 부부,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부를 비롯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이상 남쪽 인사),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영철 당 부위원장,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자리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회장, 최태원 SK회장이 18일 오후 평양 목란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환영 만찬에 참석해 있다. 2018.9.18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과 모란봉악단 전자바이올리스트 등도 만찬장에 입장했다. 남쪽에서는 마술사 최현우씨와 가수 알리가 참석했다.
만찬주로는 홍성수삼인삼술, 평양소주, 와인이 준비됐다. 연회 메뉴는 백설기 약밥, 강정합성 배속김치, 칠면조말이랭찜, 해산물 물회, 과일남새 생채, 상어날개 야자탕, 백화 대구찜, 자산소 심옥구이, 송이버섯구이, 흰쌀밥, 숭어국, 도라지 장아찌, 오이숙장과 수정과 유자고 강령녹차 등이었다.
목란관 1층 로비에는 남쪽이 선물로 준비해온 대동여지도(가로 420 X 930㎝)가 전시돼 있었다. 22책으로 이어진 지도를 하나로 연결해 완성했으며 오동나무 보관함과 함께 증정했다. 1층 로비를 가득 채울 정도로 웅장한 규모였다. 이어진 길을 따라 자유로운 왕래를 통해 교류 협력을 증진하고, 번영과 평화를 이루자는 의미를 담았다.
북쪽이 준비한 선물은 유화 그림, 풍산개 사진이었다. 유화 그림은 문재인 대통령-김정은 국무위원장이 5월26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진행한 2차 남북 정상회담 당시 백두산 그림을 배경으로 찍었던 사진을 유화 그림으로 옮겨놓은 것이다. 풍산개 사진은 에이(A)4 용지만 한 사이즈에 풍산개 1마리 찍은 사진이다.
평양·서울 공동취재단,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화보]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