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8일 오후 평양대극장에서 열린 삼지연 관현악단의 환영공연을 관람한 뒤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인 리설주 여사와 무대에 올라 평양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주민들에게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인사했다.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부부와 함께 18일 저녁 평양대극장에서 삼지연 관현악단의 환영공연을 관람했다. 공연이 끝나고 무대에 오른 문 대통령 부부는 삼지연 악단 단원들을 격려한 뒤 몸을 돌려 평양 시민들을 향해서도 허리를 깊이 숙여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같은 날 오전 평양 순안공항 환영장에 나온 북한 주민들에게 한 ‘90도 인사’에 이어 두 번째다. 북한에선 악수가 ‘서양식 인사’로, 90도로 허리를 굽히는 인사는 ‘최고 존엄’에게만 허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 주민들의 의식을 바꾸는 데에는 전단 100억장 보다 더 큰 효과 거둘 것”(전우용 역사학자)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누리꾼들도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민주공화국이 어떤 건지 보고 느꼈을 것”(트위터 이용자 @gajuk****)이라며 반겼다. 또 다른 누리꾼 역시 “작은 나비의 날갯짓에 태풍이 만들어진다”(@Yonggarigariuk****)며 북한 주민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평소 탈권위적인 행보를 보여왔던 문 대통령의 모습을 고려하면, 이번 90도 인사는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몸에 배어있는 문 대통령의 배려와 겸손이 북한 주민들에게 인간적 호감도를 한껏 높였을 것”(@yoang****)이라며 남북정상회담도 좋은 성과를 내길 바라는 목소리였다. 평양 순안공항에서 북한 주민에게 인사하는 문 대통령을 살짝 만진 김 위원장에 대해서 “김 위원장의 표정이 ‘형님 여기서 이러면 제가 곤란해요’ 하는 것 같았다”(@binsan****)고 말하는 누리꾼도 있었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도 19일 아침 <와이티엔>(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새아침’에 나와 문 대통령의 ‘90도 인사’를 두고 “평양 사람들이 상당히 놀랐을 것”이라며 “평화는 확실히 이제 안 깨지겠구나, 평화 무드는 계속되겠구나 그런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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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