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평양 옥류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하며 밝게 웃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르면 올해 안에 서울에 오겠다고 19일 밝히면서 김 위원장의 숙소와 경로, 방문 장소 등에 관심이 쏠린다.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은 김 위원장이 답방할 경우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묵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정 이사장은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북한 인사들이 서울을 방문하면 워커힐호텔에서 많이 묵었다”며 “출입구가 두 곳밖에 없어 경호 차원에서 적합하고, 회담 장소가 될 가능성이 높은 청와대까지는 헬기로 이동하면 된다”고 말했다. 지난 2월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위해 방한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나 이후 방한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등도 워커힐호텔에서 묵었다. 한 북한 전문가도 “워커힐호텔이 경호는 물론 거기까지 이동하는 동안 한강을 따라 서울의 발전상을 보여주기에도 좋다”고 말했다. 반면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오히려 전혀 알려지지 않은 공간에서 묵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 때 머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이나 2014년 시진핑 중국 주석이 머문 신라호텔 등도 후보로 꼽힌다.
김 위원장이 서울에 오는 경로는 항공보다 육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정 이사장은 “불편할 수 있지만 기차로 (파주시) 도라산역에 도착해 다시 서울역까지 오면 상징성이 커질 수 있다. 그와 달리 자동차를 이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북한 전문가도 “비행기는 공해로 나가야 돼 안전 문제가 있어 육로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김 위원장의 방문 장소도 여러 곳이 꼽힌다. 정 이사장은 “최근 완공된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서울 시내 전경을 보여줄 수도 있다”고 했다.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경제에 관심이 많아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이나 판교 테크노밸리 등을 방문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방북에서 백두산에 가는 만큼 김 위원장이 서울에 올 경우 헬기 등을 타고 제주도 한라산을 방문해 ‘백두에서 한라까지’의 상징적 장면을 만들어내는 등 전혀 의외의 일정이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화보]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