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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단독] 개인 만화전시회에 선관위 예산 ‘펑펑’

등록 2018-10-16 05:01

김대년 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
투표 관련 그림 한 점뿐인 전시회에
대통령선거관리 명목 2600만원
만화가 특채 ‘개인활동 보조’ 의혹도
김 “서서히 선거내용 포함하려” 주장
김대년 전 사무총장의 만화 <꼰대별곡>의 일부. 홍익표 의원 제공
김대년 전 사무총장의 만화 <꼰대별곡>의 일부. 홍익표 의원 제공
김대년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장관급)이 개인 만화 전시회에 선관위 예산 수천만원을 지출하고, 예산으로 입장권까지 구매해 선관위 직원에게 나눠준 것으로 15일 드러났다. 또 만화 전문 인력을 특별 채용해 꼰대 상사의 얘기를 다룬 개인 만화 <꼰대별곡> 채색을 지시했다.

이날 <한겨레>가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확보한 선관위 자료 등을 보면, 김 전 총장은 재임 중이던 지난해 11월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스푼아트쇼 전시회’에 개인 작품 <꼰대별곡>을 포함한 40점을 출품했다. 투표 관련 그림은 <투표소 가는 길> 한 점이고 나머지 39점은 모두 <꼰대별곡>으로 사실상의 개인 전시회였지만, 선관위는 포토존 설치와 <꼰대별곡> 캐릭터 등신대 제작, 기념품 제작 등을 위해 2600여만원을 지출했다. 지난해 5월 대통령 선거를 치르고 남은 예산인 ‘대통령 선거 관리(700만원)‘ 등이 여기에 사용된 것이다.

이 전시회 입장권 역시 선관위 예산으로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관위가 작성한 ‘홍보역량 강화를 위한 문화전시 관람’ 문건을 보면, 입장권(각 1만원) 300장을 구입해 중앙선관위 홍보 관련 부서 직원들에게 150장, 서울·경기·인천선관위의 홍보담당 직원들에게 150장을 나눠주도록 했다. 선관위 예산으로 <꼰대별곡> 독자들을 위해 선착순 100명에게 캐릭터가 그려진 머그컵을 나눠줬고, 선관위도 이러한 사실을 홍 의원 쪽에 시인했다.

선관위 예산으로 제작된 <꼰대별곡> 캐릭터 머그컵이 독자들에게 선착순으로 배부됐다. 홍익표 의원 제공
선관위 예산으로 제작된 <꼰대별곡> 캐릭터 머그컵이 독자들에게 선착순으로 배부됐다. 홍익표 의원 제공
만화 전문 인력을 특별채용해 개인작품 활동을 돕도록 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김아무개씨는 만화 전문 인력으로 2016년 특채됐고, <꼰대별곡>과 <투표소 가는 길>의 채색 업무를 도왔다고 홍 의원 쪽은 밝혔다. 선관위는 홍 의원실의 질의에 대해 “김씨가 <꼰대별곡>의 단순 채색 작업을 근무시간 외 개인적으로 도와줬다”는 답변을 제출했다.

이와 관련해 김 전 총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꼰대별곡>에 사전투표 등의 내용이 담겼다. 처음부터 공명선거 홍보한다고 하면 누가 보겠느냐. 만화 내용을 진행하면서 서서히 (선거 관련) 내용을 더 포함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특채 의혹과 관련해선 “만화의 위력을 알지 않느냐”며 “특채된 김씨에게 점심시간에 올라오라고 해서 채색을 같이 한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예산집행 과정 등에 부적절한 면이 있긴 하다”면서도 “다만 전시회에 투표함 등이 전시돼 있었고, 전시 작품에도 선거 관련 내용이 있었다”고 말했다.

홍익표 의원은 “김 전 사무총장 전횡의 가장 큰 문제는 공명선거에 사용될 예산을 개인 취미 활동을 위해 사용한 것인 만큼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2016년 11월 취임한 김 전 총장은 비리 의혹이 제기된 김용희 세계선거기관협의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도의적 책임’을 지고 지난 9월 스스로 사퇴한 바 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지난해 11월 김대년 전 사무총장의 개인 만화 <꼰대별곡> 등이 전시된 스푼아트쇼. 홍익표 의원 제공
지난해 11월 김대년 전 사무총장의 개인 만화 <꼰대별곡> 등이 전시된 스푼아트쇼. 홍익표 의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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