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대선 예비후보 판도 분석
2007대선 예비후보 판도 분석
현실 정치에 정통한 전문가들은 17대 대통령선거의 향배를 어떻게 가늠하고 있을까? 새해를 맞아 여론조사 전문가와 정치학자 등 9명의 정치 전문가들에게 차기 대선 예비후보들의 장·단점과 자질, 당선 가능성, 대선구도 등을 물어봤다.
질문 대상으론 지난해 4차례 실시한 <한겨레> 여론조사에서 3% 이상의 선호도를 한 차례 이상 기록한 후보를 기준으로, 열린우리당의 정동영·김근태 장관, 한나라당의 박근혜 대표,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지사, 그리고 고건 전 국무총리를 올렸다. 김덕영 코리아리서치센터 대표, 김도종 명지대 교수, 김민전 경희대 교수, 김윤재 변호사(법무법인 자하연), 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 김형준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 김호기 연세대 교수, 박성민 민컨설팅 대표, 임상렬 리서치플러스 대표가 설문조사에 응했다.
“현재의 정치지형은 대선을 앞두고 크게 재편될 것이다. 또, 이번에도 제3의 후보가 등장해 판을 뒤흔들며 중대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따라서 현재로선 누가 차기 대선에 당선될 것인지 예측할 수 없다.”
9명의 정치전문가들이 미리 내다본 17대 대선은 이렇게 요약된다. 선거판이 어떻게 짜이느냐와, 제3후보의 행보가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열린우리당에선 정동영, 한나라당에선 이명박 유력= 전문가 9명 가운데 8명이 현재로선 누가 당선될 것인지 선뜻 예측할 수 없다고 답했다. 변수가 너무 많아 전망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정치컨설턴트인 김윤재 변호사는 “정치에서 1년은 한 세기와 같다”며, 예측의 무모함을 지적했다.
열린우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대해선 전문가 5명이 정동영 장관의 승리가 유력하다고 답했다. 상대적으로 우세한 당내 입지와 노무현 대통령과의 우호적인 관계 등을 이유로 꼽았다. 나머지 4명은 예측이 어렵다고 대답했다. 임상렬 대표는 5월말 지방선거 전후로 새로운 후보군이 출현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나라당 후보 가능성이 높은 인물로는 전문가 5명이 이명박 시장을, 2명이 박근혜 대표를 각각 꼽았다. 나머지 2명은 알 수 없다고 답했다. 이 시장은 보수층 전반의 지지도가 높고, ‘청계천 효과’ 등으로 민심을 끌어당기는 힘이 강하다는 점에서 점수를 얻었다. 박 대표가 당내 후보로 확정될 것이라고 답한 전문가는 “당내 경선은 결국 대의원 중심으로 움직인다”며 “한나라당 지지층에선 박 대표 6.5, 이 시장 3.5 정도로 박 대표의 지지율이 높다”고 분석했다.
고건·이명박 정계개편 ‘화약고’
김근태·손학규 도덕승 높은 평가
박근혜·정동영 대중성 뛰어나 대선구도가 열쇠= 전문가 9명 가운데 8명이 현재의 정치지형이 대선을 앞두고 크게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호기 교수만이 “정치판의 구도 자체는 안정화돼 있다”며 “보수, 중도, 진보로 나뉜 현재의 구도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치권 재편의 방향에 대해선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온다. 김헌태 소장은 “한나라당 대 비한나라당의 구도로 짜이면서 여권 후보들의 연립이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형준 교수와 임상렬 대표도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이 참여하는 ‘연정’이 형성될 가능성에 주목했다. 정치컨설턴트인 박성민 대표와 김윤재 변호사는 “고건 전 총리와 이명박 시장이 정계개편의 열쇠를 쥐고 있다”며 두 사람이 정계개편의 ‘화약고’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이 시장이 한나라당 후보가 되지 못하면 독자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민전 교수는 “1997년 이후 대선이 동서간 대립구도로 치러졌다”며 “이번엔 한나라당이 수도권과 영남을 잇는 벨트 형성을 시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3후보도 중대변수= 8명의 전문가는 제3후보가 출현해 대선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지난 1992년 정주영 후보, 1997년 이인제 후보, 2002년 정몽준 후보가 제3후보로 등장해 대선의 판도를 좌우했던 전례가 재연될 것이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제3후보가 출연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우리 사회의 다원화된 구조에서 찾았다. 김형준·김도종 교수와 김덕영·임상렬 대표는 “이제 두 당의 후보만으로는 유권자들의 복잡다기한 요구를 수용할 수 없게 됐다”며 “우리 사회에 ‘제3지대’가 존재하는 만큼, 대선에서도 제3지대의 표심을 집약하려는 후보가 반드시 나타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형준 교수는 민주노동당 후보의 득표율에 주목하면서 “민주노동당 후보가 7% 이상 득표할 경우, 여당이 재집권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도종 교수는 “2008년 4월께 실시되는 18대 총선에 따른 정치적 수요가 대선과 맞물리면서 크게 증폭될 것”이라며 “18대 총선에서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할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는 후보가 제3의 후보로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박성민 대표는 “제3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있는 정치권의 인물들이 대부분이 영향력을 잃었다”며 “이제는 의미있는 제3후보가 혜성처럼 나타나 정치 판도를 뒤흔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도덕성은 김근태, 수행능력은 이명박, 리더십은 고건= 대선 예비후보들의 △도덕성 △미래 비전 △리더십 △대통령직 수행능력을 평가해 ‘성적표’를 매겼더니, 도덕성에서는 김근태 장관이 압도적인 점수를 얻었다. “도덕성으로만 뽑으라면 대통령 당선이 확실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손학규 지사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이명박 시장은 도덕성과 관련해 가장 나쁜 성적을 받았다. 재산 형성과정에 대한 검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여럿 있었다. 박근혜 대표의 경우, 유신 말기 행적 등 ‘과거’에 대한 검증이 더 필요하지만, 본격적으로 정치를 하면서는 별 문제가 없다는 평가가 많았다. 미래 비전의 측면에선, 김 장관과 손 지사, 이 시장이 대체로 좋은 점수를 얻었다. 이 시장에 대해선 목표 의식과 성취력이 높다는 긍정적 평가를 하면서도, 이런 특징들이 미래적 비전과 연결될지 미지수라는 부정적 평가가 뒤따랐다. 박 대표의 경우 “스스로 제시하는 비전이 없다”거나 ‘과거회귀적’이란 지적이 많았다. 정동영 장관도 미래 비전에서 철학이나 노선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리더십 항목에선 고 전 총리가 조금 앞서가는 가운데 이 시장, 정 장관도 상대적으로 좋은 평가를 얻었다. 대통령직 수행능력에서도 이 시장과 고 전 총리가 괜찮은 점수를 받았다. 정 장관의 리더십에 대한 평가는 ‘보통 수준’이었다. 리더십과 대통령직 수행능력 면에서 김 장관과 손 지사는 ‘지사’ 및 ‘교수’ 이미지가 강하다고 평가되는 등 상대적으로 점수가 낮았다. 김 장관은 리더십의 폭이 좁은 것으로 평가됐다. 박 대표는 두 가지 항목 모두 ‘보통’이었다. 임석규 이지은 황준범 기자 jieuny@hani.co.kr
한나라당 후보 가능성이 높은 인물로는 전문가 5명이 이명박 시장을, 2명이 박근혜 대표를 각각 꼽았다. 나머지 2명은 알 수 없다고 답했다. 이 시장은 보수층 전반의 지지도가 높고, ‘청계천 효과’ 등으로 민심을 끌어당기는 힘이 강하다는 점에서 점수를 얻었다. 박 대표가 당내 후보로 확정될 것이라고 답한 전문가는 “당내 경선은 결국 대의원 중심으로 움직인다”며 “한나라당 지지층에선 박 대표 6.5, 이 시장 3.5 정도로 박 대표의 지지율이 높다”고 분석했다.
2007 대선 예비후보 판도 분석
김근태·손학규 도덕승 높은 평가
박근혜·정동영 대중성 뛰어나 대선구도가 열쇠= 전문가 9명 가운데 8명이 현재의 정치지형이 대선을 앞두고 크게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호기 교수만이 “정치판의 구도 자체는 안정화돼 있다”며 “보수, 중도, 진보로 나뉜 현재의 구도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치권 재편의 방향에 대해선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온다. 김헌태 소장은 “한나라당 대 비한나라당의 구도로 짜이면서 여권 후보들의 연립이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형준 교수와 임상렬 대표도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이 참여하는 ‘연정’이 형성될 가능성에 주목했다. 정치컨설턴트인 박성민 대표와 김윤재 변호사는 “고건 전 총리와 이명박 시장이 정계개편의 열쇠를 쥐고 있다”며 두 사람이 정계개편의 ‘화약고’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이 시장이 한나라당 후보가 되지 못하면 독자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민전 교수는 “1997년 이후 대선이 동서간 대립구도로 치러졌다”며 “이번엔 한나라당이 수도권과 영남을 잇는 벨트 형성을 시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3후보도 중대변수= 8명의 전문가는 제3후보가 출현해 대선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지난 1992년 정주영 후보, 1997년 이인제 후보, 2002년 정몽준 후보가 제3후보로 등장해 대선의 판도를 좌우했던 전례가 재연될 것이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제3후보가 출연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우리 사회의 다원화된 구조에서 찾았다. 김형준·김도종 교수와 김덕영·임상렬 대표는 “이제 두 당의 후보만으로는 유권자들의 복잡다기한 요구를 수용할 수 없게 됐다”며 “우리 사회에 ‘제3지대’가 존재하는 만큼, 대선에서도 제3지대의 표심을 집약하려는 후보가 반드시 나타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형준 교수는 민주노동당 후보의 득표율에 주목하면서 “민주노동당 후보가 7% 이상 득표할 경우, 여당이 재집권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도종 교수는 “2008년 4월께 실시되는 18대 총선에 따른 정치적 수요가 대선과 맞물리면서 크게 증폭될 것”이라며 “18대 총선에서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할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는 후보가 제3의 후보로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박성민 대표는 “제3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있는 정치권의 인물들이 대부분이 영향력을 잃었다”며 “이제는 의미있는 제3후보가 혜성처럼 나타나 정치 판도를 뒤흔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도덕성은 김근태, 수행능력은 이명박, 리더십은 고건= 대선 예비후보들의 △도덕성 △미래 비전 △리더십 △대통령직 수행능력을 평가해 ‘성적표’를 매겼더니, 도덕성에서는 김근태 장관이 압도적인 점수를 얻었다. “도덕성으로만 뽑으라면 대통령 당선이 확실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손학규 지사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이명박 시장은 도덕성과 관련해 가장 나쁜 성적을 받았다. 재산 형성과정에 대한 검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여럿 있었다. 박근혜 대표의 경우, 유신 말기 행적 등 ‘과거’에 대한 검증이 더 필요하지만, 본격적으로 정치를 하면서는 별 문제가 없다는 평가가 많았다. 미래 비전의 측면에선, 김 장관과 손 지사, 이 시장이 대체로 좋은 점수를 얻었다. 이 시장에 대해선 목표 의식과 성취력이 높다는 긍정적 평가를 하면서도, 이런 특징들이 미래적 비전과 연결될지 미지수라는 부정적 평가가 뒤따랐다. 박 대표의 경우 “스스로 제시하는 비전이 없다”거나 ‘과거회귀적’이란 지적이 많았다. 정동영 장관도 미래 비전에서 철학이나 노선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리더십 항목에선 고 전 총리가 조금 앞서가는 가운데 이 시장, 정 장관도 상대적으로 좋은 평가를 얻었다. 대통령직 수행능력에서도 이 시장과 고 전 총리가 괜찮은 점수를 받았다. 정 장관의 리더십에 대한 평가는 ‘보통 수준’이었다. 리더십과 대통령직 수행능력 면에서 김 장관과 손 지사는 ‘지사’ 및 ‘교수’ 이미지가 강하다고 평가되는 등 상대적으로 점수가 낮았다. 김 장관은 리더십의 폭이 좁은 것으로 평가됐다. 박 대표는 두 가지 항목 모두 ‘보통’이었다. 임석규 이지은 황준범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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