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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20.01.05 18:52 수정 : 2020.01.06 09:53

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이 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이 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보수의 본산으로 불리는 대구·경북(TK) 지역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1대 총선을 3개월여 앞두고 터져 나온 ‘영남·중진 쇄신론’을 관망만 하고 있다. 같은 영남권인 부산·경남(PK) 의원들이 잇달아 불출마 선언을 하는 것과 온도차가 확연하다. 일각에선 티케이 의원들이 지금처럼 쇄신 요구를 외면한다면 당 차원의 인위적 물갈이의 1차 표적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5일까지 불출마를 공식화한 한국당 의원은 총 10명이다. 이 중 김무성(6선, 부산 중·영도), 김세연(3선, 부산 금정), 김도읍(재선, 부산 북·강서을), 윤상직(부산 기장군), 여상규(3선, 경남 사천·남해·하동), 김성찬(재선, 경남 창원 진해) 의원 등 6명이 피케이에 지역구를 두고 있다. 이는 피케이 전체 한국당 의원(부산 11명, 경남 11명) 중 27%에 해당한다. 여기에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한선교(4선, 경기 용인병), 김영우(3선, 경기 포천·가평) 의원, 비례대표 출신인 초선 유민봉·조훈현 의원 등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티케이 의원들은 나날이 강도가 높아지는 영남권 쇄신론에 대해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초선인 곽상도(대구 중·남구) 의원만이 “당이 어려운 상황이 된 것엔 모든 사람에게 책임이 있다. 당이 원하면 불출마하겠다”며 조건부 불출마 의지를 내비친 상황이다. 그러나 한 티케이 지역구 의원은 <한겨레>에 “티케이는 이미 지난 20대 총선에서 공천 학살을 경험한 적이 있다. 다선 의원이 없어 예산 배정에서 손해를 본다는 의식이 팽배해 함부로 티케이를 건드리면 유권자들의 반발을 불러올 것”이라고 했다. 현재 티케이 지역 한국당 의원 19명 중 초·재선 의원은 15명이다.

문제는 수도권 등 다른 권역 의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 수도권 지역구 의원은 “텃밭이 든든한 티케이 의원들이 책임의식을 갖고 정무적 결정을 내리기는커녕 지역구 정서에만 매몰돼 갈수록 융통성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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