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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20.01.12 19:07 수정 : 2020.01.13 09:57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10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 관계자 “고강도 인사” 예고
윤 총장 감찰·징계는 검토 안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10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법무부가 준비 중인 검찰 조직 개편과 중간 간부급 인사에서도 지난주 단행된 검찰 고위 간부 인사처럼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는 핵심 간부들도 대거 교체될 전망이다. 법무부는 검찰 고위 간부 인사 과정에서 빚어진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과 관련해 별도의 감찰이나 징계 등은 검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이후 예정된 후속 인사 등을 통해 장관에게 주어진 인사권을 강도 높게 행사할 방침이다. 

“주어진 권한, 모두 쓴다”

법무부 사정을 잘 아는 정부 관계자는 12일 “추미애 장관이 후속 중간 간부 인사에서도 지난 고위 간부 인사 기조를 유지하며 강도 높은 인사권을 행사할 것”이라며 “조직 개편 등을 포함해 주어진 합법적인 권한을 모두 쓴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 등을 중심으로 포진한 ‘윤 총장 라인’의 해체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고인 셈이다.

다만 법무부는 인사의 기준 자체를 특정 라인의 배제가 아니라 그동안 대외적으로 밝힌 ‘인권보호’와 ‘형사·공판부 강화’라는 인사 기준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도 “검찰이 자체 개혁을 한다고 했지만 수사 관행이 바뀐 게 없다. 이제는 장관이 인사권을 포함한 모든 권한을 정당하게 행사하라는 게 문재인 대통령의 주문”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2일 추 장관에게 임명장을 주며 “장관이 검찰 사무의 최종 감독자”라는 점을 강조하며 “수사 관행이나 수사 방식, 조직 문화까지 혁신적으로 바꿔내 달라”고 당부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윤석열 찍어내기는 없다”

청와대와 여권, 그리고 법무부는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윤석열 찍어내기’에 선을 긋고 있다. “임기 2년이 보장된 검찰총장을 인위적으로 찍어낼 수도 없고, 애초부터 가능한 변수로 생각한 적도 없다”(청와대 관계자)는 것이다. 윤 총장을 겨냥한 여권의 전방위적인 압박이 있더라도, 윤 총장 스스로 물러날 스타일이 아니어서 애초 그런 시나리오를 상상한 적이 없다는 취지다. 여권의 한 인사는 “문 대통령이 조국 전 장관의 임명장을 줄 때부터 이미 (찍어내기는 없다는) 그런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안다. ‘검찰은 검찰이 할 일을 하고, 장관은 장관이 할 일을 하면 된다’는 당시 대통령 발언이 그런 취지”라고 말했다.

법무부는 지난 9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윤 총장의 의견 청취 거부와 관련해 “필요한 대응을 검토하고 실행하라”고 지시한 것에 대해서도 별도의 감찰이나 징계 등을 추진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의 지시로 관련 법령을 검토한 것과는 별개로, ‘총장 찍어내기’ 논란의 빌미를 주는 게 별 실익이 없다는 정무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권 수사 차단 역풍? “크지 않을 것”

여권이 ‘윤 총장 찍어내기’에 선을 긋는 배경에는 “현 정권 수사를 차단하려는 게 아니냐”는 역풍을 우려한 측면도 있는 듯하다. 총장을 향한 과도한 압박이 비판 여론을 부를 수 있고, 검찰 내부 반발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여권에서는 윤 총장이 고위 간부 인사 이후에도 압수수색을 거듭 시도하는 등 수사 강도를 높이고 있어 ‘수사 차단용 인사’라는 반발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법무부는 6개월 전 ‘윤석열 사단이 독식했던’ 검찰 인사를 바로잡는 차원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고위직 인사 이후 검찰 내부 반발이 크지 않은 이유도 일선 검사들 사이에서 6개월 전 인사에 대한 불만이 많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법무부도 이런 점을 고려해 후속 인사 때는 특별수사의 힘을 빼는 대신 일반 형사·공판 분야를 우대하고 기수별 안배 등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종의 ‘윤 총장 고립 전략’인 셈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윤 총장의 입지가 더 좁아질 가능성도 있다. 한 전직 검찰 간부는 “일선에서는 윤 총장이 정권 수사하느라 공수처나 수사권 조정 등 조직에 핵심적인 사안에 대해 대처하지 못했다고 본다. 정권에 맞선 정의로운 총장일 수 있어도, 조직은 큰 타격을 입었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성연철 서영지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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