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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20.01.15 20:52 수정 : 2020.01.16 02:40

민갑룡 경찰청장이 1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수사권 조정 법안 통과에 따른 후속 조치 관련 전국 경찰 지휘부 화상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드라이브’ 거는 민주당
정치권밖 항의 목소리
우려 불식 나선 경찰

민갑룡 경찰청장이 1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수사권 조정 법안 통과에 따른 후속 조치 관련 전국 경찰 지휘부 화상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 조정 관련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 경찰개혁을 위한 후속 조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검찰에 집중됐던 권한을 분산하는 데에는 성과를 냈으니, 이제는 ‘공룡 경찰’이 되는 걸 막는 후속 입법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더불어민주당은 15일 20대 국회 임기 전에 경찰개혁 입법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드라이브를 걸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검경수사권 조정을 통해 경찰의 권한과 책임이 커졌다. 경찰도 달라져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수사구조 개편을 마무리하기 위해 경찰개혁에 대한 논의도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광온 최고위원도 “경찰개혁도 흔들림 없이, 지체 없이 실천해야 한다. 그 내용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 논의가 돼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홍영표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개혁과 경찰개혁은 ‘한 세트’”라며 “권력기관 개혁의 첫발을 내디딘 만큼, 앞으로 경찰개혁을 위한 법안도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이런 대응은 검찰개혁 입법 과정에서 비대해진 경찰 권력을 제어할 방안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가 검찰개혁 공약을 내걸 당시 경찰개혁도 동시에 추진하기로 약속했다는 점도 정부·여당에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검찰에선 전날 대검찰청 미래기획·형사정책단장을 지낸 김웅 법무연수원 교수가 “처음 약속했던 ‘실효적 자치경찰제’, ‘사법경찰 분리’, ‘정보경찰 폐지’는 왜 사라졌나? 수사권 조정의 선제조건이라고 스스로 주장했고, 원샷에 함께 처리하겠다고 그토록 선전했던 경찰개혁안은 어디로 사라졌나”라고 항의하며 사의를 표명하기도 했다. 양홍석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장도 이날 사임 의사를 밝히며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사 절차에서 검찰의 관여 시점·범위·방법을 제한한 것은 최소한 국민의 기본권 보장 측면에서 부당하다”며 “현행보다 (경찰의) 자율성을 높이는 건 좋지만, 그만큼 책임을 지울 수 있는 여러 장치를 마련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민갑룡 경찰청장은 검경수사권 조정안 국회 통과 뒤 처음으로 경찰 지휘부와 연 화상회의에서 “국가수사본부 도입과 자치경찰제 입법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호소한다”고 밝혔다.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 권한이 비대해지는 데 대한 우려가 나오자, 경찰개혁 후속 입법을 촉구하며 우려를 불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 청장은 이어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권 비대화와 권한 남용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있음을 깊이 인식하고,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 청장이 언급한 국가수사본부 설치와 자치경찰제 도입 관련 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국가수사본부는 경찰청장으로부터 독립된 개방직 국가수사본부장을 두고, 본부장이 수사부서 소속 경찰을 지휘·감독하게 하는 내용이 뼈대다. 자치경찰제가 도입되면 자치경찰은 생활 안전 등 주민과 밀착된 민생 치안활동에 집중하고, 국가경찰은 정보·보안·외사·경비, 수사, 전국 규모의 민생 치안을 담당하게 된다.

서영지 배지현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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