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경기 안산단원을에 출마한 박순자 후보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후보가 ‘성적 비하’ 팟캐스트에 수차례 출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안산단원을 선거구에 출마한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여성의 신체를 품평하고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에 휩싸였다. 같은 지역구의 박순자 미래통합당 후보는 13일 김 후보의 팟캐스트 출연분 녹취록을 공개한 뒤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
박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후보가) 방송에서 진행자들의 성 비하 발언들을 함께 웃고 즐겼다. 온갖 욕설과 성 비하, 수치스러운 성적 대화가 난무하는 방송의 공동 진행자가 (국회의원 후보자로) 과연 떳떳하다고 할 수 있느냐”며 사퇴를 요구했다. 김 후보가 출연한 팟캐스트 방송 ‘쓰리연고전’의 프로그램 소개에는 “세 연애고자들이 펼치는 막무가내 연애토크”라는 설명이 달려 있다. 방송 도입부에 진행자가 “본 방송은 섹드립(성을 소재로 한 말장난)과 욕설이 난무한다”고 설명하듯, 성과 관련한 거침없고 원색적인 발언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실제 박 후보가 이날 공개한 녹취본을 보면, 다른 패널들의 “너 결혼하기 전에 100명은 따○○ 가야 된다” “가슴이 머리만한데” “남미계열 백인이잖아. 탄력도 나름 좋다” 같은 성적 표현이 욕설과 함께 등장한다. 박 후보 쪽은 김 후보가 이런 발언을 직접 하지는 않았지만, 함께 웃고 떠들며 맞장구를 치는 등 “여성의 몸과 성에 대한 품평에 참여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가 텔레그램 엔(n)번방 사건과 관련한 법안을 준비한 것을 언급한 뒤 “표리부동의 전형”이라고 꼬집었다. 박 후보 쪽은 김 후보가 문제의 프로그램에 지난해 1월14일부터 2월26일까지 20차례 이상 출연했다고 전했다.
정의당은 논평을 내어 “총선 후보 전의 발언이라고는 하나 노골적인 여성 비하와 성희롱 등 한심하기 짝이 없는 발언으로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후보는 사과해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김 후보는 입장문을 내어 “공동 진행자가 아니라 연애를 잘 못해서 상담을 듣는 청년으로 출연한 것이다. 해당 회차 출연 이후 방송을 통해서 연애에 큰 도움을 받지도 못했고, 다소간에 수위가 높아서 부담스러운 내용들 때문에 결국 자진하차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의 이번 기자회견이 엔번방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를 이용하여 억지로 저를 엮어 선거 판세를 뒤집어보려는 의도”라며 “(그럼에도) 방송 내용 중 일부 불편함을 느끼신 분들께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민주당 입당 전 ‘조국백서추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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