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출마 예상자
4개월 앞으로 바싹 다가선 5·31 지방선거의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네번째 치러지는 전국 동시 지방선거다. 국민들의 시선은 단연 서울과 경기 등 16개 광역단체의 시장·도지사 선거에 쏠리고 있다.
선거 결과는 대선 예비주자들의 움직임과 맞물리며 정치지형 재편의 촉매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각 당의 대선 후보 경선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지방선거의 관전 포인트를 7가지로 정리해봤다.
강금실, 서울시장 나올까
질긴 ‘구애’에 “불출마” 결심 흔들
“열린우리 전당대회 뒤 입장 표명”…여성계도 강력 권유
‘나올까, 말까.’
열린우리당의 눈길이 온통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의 ‘입’에 쏠려 있다.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 영입작전’에 당내 대선 예비후보인 정동영·김근태 전 장관까지 나섰지만, 정작 그의 입은 굳게 닫혀 있는 탓이다. 완강히 고개를 내젓던 그의 태도가 최근 조금 누그러진 것으로 전해지면서, 그를 향한 ‘구애’의 강도는 더욱 높아졌다. 마치 ‘강다르크’의 출현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 때문인지 이미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이계안·민병두 의원조차 “함께 경쟁해 시너지 효과를 높이자”며 강 전 장관 영입을 기꺼워한다.
강 전 장관은 26일 〈한겨레〉와 전화통화에서 “이해해 달라. 질문을 받고 싶은 생각이 없다”며 곤혹스러워했다. 그는 어쩌다 언론과 접촉하더라도 ‘인터뷰 불가’를 조건으로 내건다. 그는 2004년 총선 당시에도 “선거에 나간 건 고등학교 때 반장 선거가 마지막”이라며 주변의 끈질긴 출마 권유를 끝내 뿌리쳤다.
하지만 주변 인사들이 전하는 얘기를 종합해보면, 그가 “죽어도 출마하지 않겠다”는 태도는 아닌 것 같다. 그와 가까운 한 여성계 인사는 “굉장히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눈치다. 열린우리당의 2·18 전당대회가 끝나면 (가부간에) 뜻을 밝히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재·보궐 선거 때까지만해도 조금도 출마를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후 열린우리당이 구체적으로 출마를 제의하면서 고민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상위에 올라서자 부담이 더욱 커졌다. 그와 가까운 한 인사는 “강 전 장관은 지방선거 이후 자신이 출마하지 않아 선거에서 졌다는 비판을 받을 것을 매우 염려하는 것 같더라”고 전했다.
강 전 장관이 흔들리는 기미를 보이자, 그와 가까운 법조인들과 여성계 인사들 중에서도 그에게 정치참여를 권유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한다. 특히 여성계 쪽에서 “당선 여부는 둘째 치고, ‘여성 대표’ 자격으로 출마하는 게 좋겠다”고 강하게 권유하고 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국민중심당 뿌리 내릴까
“2위 목표” 갈길은 멀어
‘존폐 시험대’…충청권 교두보 확보 당운 걸어
‘생존이냐, 퇴출이냐.’
중부권 신당을 표방한 국민중심당에게 5·31 지방선거는 존망이 걸린 중대 관문이다. 괜찮은 성적을 거두면 다음을 도모하며 당세를 확장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뿌리를 내리기도 전에 고사 위기를 맞을 수 있다.
때문에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심대평 대표(충남지사)의 태도는 결연하다. 심 대표는 “지자체 선거에서 뿌리를 내리지 못하면 성공하지 못한다”며 “가장 경쟁력 있는 충청도에 전력투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주의 정당’이라는 비판에 신경쓰지 않고 일단 충청지역 교두보 확보에 치중하겠다는 얘기다.
목표치는 높다. 이인제 지방선거대책위원장은 지난 23일 “열린우리당은 전북 1곳, 민주당은 광주와 전남 2곳밖에 승리를 확신하지 못하지만 국민중심당은 대전, 충남·북을 석권할 수 있다”며 “우리의 목표는 2위”라고 발표했다. 충청권만 싹쓸이해도 한나라당에 이어 2위의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이규진 대변인도 “충청권 3곳과 인천 등 광역단체장 4곳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중심당은 이런 목표의 달성을 위해 조직 정비와 인재 영입을 서두르고 있다. 심 대표는 또 충청권을 돌아다니며 “지역을 대변하고 지역주민과 애환을 함께한다는 점에서 국민중심당을 ‘충청도당’이라고 부르는 데 이의가 없다”며 지역정서에 기대기도 한다.
그렇지만 현실의 벽은 매우 높고 두터워 보인다. 국민중심당은 출범 일주일 뒤 발표된 한 여론조사에서 지지도가 1.4%에 그쳤다. 충청권에서조차 한나라당이나 열린우리당에 뒤진다. 국민중심당이 아닌 ‘충청 중심당’을 이루기에도 갈길이 먼 셈이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호남 승자는 누구 우리당-민주당, 안방 쟁탈전 민주당, 광주 ‘양태’-전남 ‘양박’…전북은 우리당 텃밭 노무현 대통령은 최근 “지방에서도 정당간 경쟁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이런 언급은 적어도 호남에서는 움직일 수 없는 현실이다. 열린우리당이 호남의 지역구 31석 가운데 24석을 차지하고 있지만, ‘지방권력’은 광주지사와 전남지사를 확보하고 있는 민주당이 한 수 위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광주와 전남에선 민주당이, 전북에서는 열린우리당이 앞서가는 양상이다. 여론조사기관인 한길리서치의 지난 14일 조사를 보면, 광주·전남에선 열린우리당이 26.8%, 민주당이 29.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전북은 열린우리당 38.7%, 민주당 17.8%였다. 민주당의 광주시장 후보는 박광태 현 시장과 강운태 전 의원의 맞대결로 굳어졌다. 전남지사 역시 박준영 현 지사와 박주선 전 의원이 격돌한다. 이를 두고 “광주는 ‘양태’, 전남은 ‘양박’의 싸움”이라고들 말한다. 열린우리당에서는 이런저런 이름이 오르내리지만 딱히 앞질러 떠오르는 후보는 없다. 이 지역 출신 의원들은 “좋은 후보를 내면 해볼만하다”며 관료 출신 외부인사의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광주시장 후보엔 조영택 국무조정실장이, 전남지사 후보엔 국세청장 출신인 이용섭 청와대 혁신관리수석이 영입의 표적이다. 전북은 전남·광주와 상황이 판이해서, 민주당이 맥을 못추는 분위기다. 민주당 전북지사 후보로 여러 이름이 거론되나 본인들은 손사래를 친다. 이 때문에 전북에선 열린우리당 경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강현욱 현 지사와 김완주 전주시장의 2파전 구도가 굳어지는 듯 했으나, 김세웅 무주군수에 이어 26일 유성엽 정읍시장이 돌연 경선참여를 선언하고 나서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한나라당 영남 현역의원 후보 꿰찰까 ‘당 공천=당선’ 경쟁 치열 현재 6명 출사표…우리당 “인물 대결로 승부” ‘60 대 20.’ 한나라당의 핵심 당직자는 26일, 영남지역의 정당 지지율을 이렇게 설명했다. 물론 60%는 한나라당, 20%는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을 말한다. 이런 압도적인 격차 탓에 이 지역의 한나라당 공천은 당선의 보증수표로 통한다. 그만큼 당내 경쟁이 치열하다. 이미 현역 국회의원 6명이 광역단체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부산시장 후보에는 권철현·정의화 의원 등 당내 중진 의원들이 허남식 현 시장과 다투고 있다. 지난 17일 출마를 선언한 권 의원이 허 시장과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조해녕 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대구시장 자리에는 이한구·서상기 의원이 나섰다. 이들은 지역에서 터를 다져온 김범일 대구시 정무부시장과 치열한 3파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울산에서는 재선에 나선 박맹우 현 시장을 울산시당위원장인 최병국 의원이 견제하고 나섰다. 정갑윤 의원의 출마설도 있다. 3차례 연임한 이의근 경북지사가 물러나게 돼 ‘무주공산’이 된 경북지사 자리는 3선의 김광원 의원이 정장식 포항시장, 김관용 구미시장 등과 경쟁하고 있다. 영남권에서 유일하게 현역 의원이 나서지 않은 경남지사는 김태호 현 지사가 독주하는 가운데, 지난해 이른바 ‘안풍’사건의 무죄판결을 받은 강삼재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의 출마 여부가 변수다. 이에 맞서 열린우리당은 김두관 대통령 정무특보(경남지사)를 비롯해 이재용 환경부 장관(대구시장), 오거돈 해양수산부 장관(부산시장),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경북지사) 등 정부 요직 인사들을 내보내 ‘인물 대결’로 승부를 걸 채비를 하고 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민노당 ‘울산벨트’ 넘어설까 “수도권 등 10여곳 해볼만” 기초단체장 배출에도 총력…후보군 70여명 ‘울산 벨트를 벗어나라.’ 5·31 지방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이 설정한 최소이자 최대 목표치다. 민주노동당이 현재 지방자치단체장을 차지한 곳은 노조 조직률이 높은 울산 북구와 동구 등 두 곳뿐이다. 이를 다른 지역으로 확대해 ‘전국 정당’의 면모를 갖출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다. 이 때문에 민주노동당은 광역단체장도 중요하지만, 실현 가능성 등을 감안해 기초단체장 배출에도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민주노동당의 기초단체장 후보군은 전국적으로 70명 안팎에 이른다. 이 가운데 울산 동국와 함께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울산 북구에서는 이상범 현 구청장과 정창윤 전 울산시당 위원장, 김진영·하인규 구의원 등 4명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울산시장 후보로도 거론되는 이 구청장은 공무원노조 파업에 참여한 공무원을 징계하지 않은 혐의에 대한 항소심(2월3일) 결과에 따라 출마 여부가 갈릴 전망이다. 울산 동구의 경우, 이 북구청장과 같은 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갑용 구청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에서, 김종훈 울산시의원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역시 노동자 밀집지역인 경남 창원에서는 손석형 시당위원장이 시장선거를 준비중이다. 민주노동당은 이밖에 10여곳에 기대를 걸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지난 2004년 총선에서 선전한 서울 관악구와 강북구, 경기 성남 중원구와 수정구, 인천 부평구 등을 노리고 있다. 농민 기반이 강한 경남 진주시, 경남 합천군과 의령군, 전북 정읍시, 강원 철원군 등도 해볼만하다고 보고 있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서울 등 16개 광역단체장에도 모두 후보를 낸다는 방침이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한나라 제3후보 내세우나 박근혜·이명박 시선 외부로 쏠려 당밖 인사 낙점설 ‘모락모락’…2월 중순 공개 가능성도 5·31 지방선거의 꽃인 서울시장 선거의 한나라당 후보는 아직 안갯 속이다. 한나라당내에선 맹형규·홍준표·박진·박계동 의원 등이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지고 경선 채비에 한창이지만, 이들의 움직임에 당 안팎의 관심이 온통 쏠리는 양상은 아니다. 당의 ‘대주주’ 격인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의 시선이 외부인사로 향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 일각에선 구체적 이름이 거론되지 않은 채 “한 외부인사가 사실상 낙점 단계”라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박 대표와 이 시장이 함께 ‘오케이’ 한 외부인사가 2월 중순께 공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외부인사는 그동안 영입대상으로 거론돼온 어윤대 고려대 총장이나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쌍수 엘지전자 부회장 등은 아니라고 한다. 한나라당의 서울시장 후보 경선은, 5월 선거의 승패 여부와는 별개로 당의 대선후보 경선을 미리 점칠 수 있다는 점에서 또다른 주목을 받아 왔다.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시장이 가까운 인사를 지원하며 ‘정면승부’를 벌일 경우, 어느 한쪽이 치명상을 입을 가능성이 큰 탓이다. 한나라당이 서울시장을 거머쥐게 되면, 그 주인공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두 사람의 대선 후보 경쟁구도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당 관계자는 “서울시장은 뉴타운 개발 등을 통해 의원과 지구당 위원장에게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따라서 대선 후보 경선과정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라고 말했다. 반대로, 한나라당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한다면 박 대표와 이 시장 모두 치명타를 피하기 어렵다. 이 시장은 지지율 상승의 원천인 청계천 복원 등의 서울시정 성과가 빛이 바랠 가능성이 크고, 박 대표 역시 당내 입지에 엄청난 타격을 입기는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이 시장과 박 대표 양쪽 모두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승패를 분명히 가르기 보다는, ‘공동의 승자’가 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승부를 멀찌감치 미루려는 셈이다. 박용현 기자 piao@hani.co.kr
경기지사, 김문수 대항마는 김진표는 약하고 진대제는 손사래 한나라 “낙승” 기세등등…열린우리 천정배 카드도 거론 ‘화기애애 한나라당, 오리무중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다음의 큰 승부처인 경기지사를 놓고 한나라당이 한껏 고무돼 있다. 남경필 의원의 양보에 따라 김문수 의원으로 당내 후보 경선의 세가 확 쏠리면서, “이 상태로라면 낙승”이라고 기세가 등등하다. 반대로 열린우리당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김문수 의원의 대적 카드를 백방으로 물색하고 있으나, 여의치 않아 보인다. 현재로선 수원 토박이로 경제부총리에 이어 부총리직이 두번째인 김진표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하지만 한나라당 유력 후보인 김문수 의원의 저돌성에 맞설만한 ‘화력’은 아무래도 부족하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당선 가능성에 대한 물음에 당에서도 자신있는 대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김 부총리도 ‘당의 명령이라면 따르겠지만, 피할 수만 있다면 출마하고 싶지 않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과거 경기지사 선거에서 여당 간판으로 나선 부총리 출신 후보 2명 가운데 임창렬 전 부총리는 당선됐지만, 진념 전 부총리는 고배를 마셨다. 열린우리당에서 검토 중인 또하나의 카드는 한때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됐던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이다. 삼성전자 사장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의 최장수 장관을 지내고 있는 ‘유능함’이 추천 이유다. 수원, 화성 등 경기도 곳곳에 삼성전자 관련 공장이 있다는 점도 당에서 그를 탐내는 요인이다. 하지만 진 장관 역시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한사코 출마를 고사하고 있다. 남궁석 국회 사무총장은 강한 출마 의욕을 보이고 있다. 용인 출신에다 삼성계열사(삼성SDS) 사장과 정보통신부 장관, 국회의원(16대)을 지낸 관록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지난 17대 총선 과정에서 부인이 보훈단체에 돈봉투를 돌리다 적발되자 총선 후보를 사퇴한 전력이 약점이다. 열린우리당에서는 ‘필승카드’로 경기도 안산이 지역구인 천정배 법무부 장관을 꼽는 이들도 있다. 당 관계자는 “서울시장 후보에 강금실, 경기지사 후보에 천정배라면 ‘환상의 수도권 복식조’”라고 말했다. 물론, 천 장관 쪽은 ‘뜬금없는 소리’라며 일축한다. 열린우리당에선 천 장관이 경기도지사보다는 내년 대선후보 경선으로 직행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많다.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서울 출마 예상자
호남 승자는 누구 우리당-민주당, 안방 쟁탈전 민주당, 광주 ‘양태’-전남 ‘양박’…전북은 우리당 텃밭 노무현 대통령은 최근 “지방에서도 정당간 경쟁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이런 언급은 적어도 호남에서는 움직일 수 없는 현실이다. 열린우리당이 호남의 지역구 31석 가운데 24석을 차지하고 있지만, ‘지방권력’은 광주지사와 전남지사를 확보하고 있는 민주당이 한 수 위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광주와 전남에선 민주당이, 전북에서는 열린우리당이 앞서가는 양상이다. 여론조사기관인 한길리서치의 지난 14일 조사를 보면, 광주·전남에선 열린우리당이 26.8%, 민주당이 29.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전북은 열린우리당 38.7%, 민주당 17.8%였다. 민주당의 광주시장 후보는 박광태 현 시장과 강운태 전 의원의 맞대결로 굳어졌다. 전남지사 역시 박준영 현 지사와 박주선 전 의원이 격돌한다. 이를 두고 “광주는 ‘양태’, 전남은 ‘양박’의 싸움”이라고들 말한다. 열린우리당에서는 이런저런 이름이 오르내리지만 딱히 앞질러 떠오르는 후보는 없다. 이 지역 출신 의원들은 “좋은 후보를 내면 해볼만하다”며 관료 출신 외부인사의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광주시장 후보엔 조영택 국무조정실장이, 전남지사 후보엔 국세청장 출신인 이용섭 청와대 혁신관리수석이 영입의 표적이다. 전북은 전남·광주와 상황이 판이해서, 민주당이 맥을 못추는 분위기다. 민주당 전북지사 후보로 여러 이름이 거론되나 본인들은 손사래를 친다. 이 때문에 전북에선 열린우리당 경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강현욱 현 지사와 김완주 전주시장의 2파전 구도가 굳어지는 듯 했으나, 김세웅 무주군수에 이어 26일 유성엽 정읍시장이 돌연 경선참여를 선언하고 나서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한나라당 영남 현역의원 후보 꿰찰까 ‘당 공천=당선’ 경쟁 치열 현재 6명 출사표…우리당 “인물 대결로 승부” ‘60 대 20.’ 한나라당의 핵심 당직자는 26일, 영남지역의 정당 지지율을 이렇게 설명했다. 물론 60%는 한나라당, 20%는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을 말한다. 이런 압도적인 격차 탓에 이 지역의 한나라당 공천은 당선의 보증수표로 통한다. 그만큼 당내 경쟁이 치열하다. 이미 현역 국회의원 6명이 광역단체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부산시장 후보에는 권철현·정의화 의원 등 당내 중진 의원들이 허남식 현 시장과 다투고 있다. 지난 17일 출마를 선언한 권 의원이 허 시장과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조해녕 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대구시장 자리에는 이한구·서상기 의원이 나섰다. 이들은 지역에서 터를 다져온 김범일 대구시 정무부시장과 치열한 3파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울산에서는 재선에 나선 박맹우 현 시장을 울산시당위원장인 최병국 의원이 견제하고 나섰다. 정갑윤 의원의 출마설도 있다. 3차례 연임한 이의근 경북지사가 물러나게 돼 ‘무주공산’이 된 경북지사 자리는 3선의 김광원 의원이 정장식 포항시장, 김관용 구미시장 등과 경쟁하고 있다. 영남권에서 유일하게 현역 의원이 나서지 않은 경남지사는 김태호 현 지사가 독주하는 가운데, 지난해 이른바 ‘안풍’사건의 무죄판결을 받은 강삼재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의 출마 여부가 변수다. 이에 맞서 열린우리당은 김두관 대통령 정무특보(경남지사)를 비롯해 이재용 환경부 장관(대구시장), 오거돈 해양수산부 장관(부산시장),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경북지사) 등 정부 요직 인사들을 내보내 ‘인물 대결’로 승부를 걸 채비를 하고 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민노당 ‘울산벨트’ 넘어설까 “수도권 등 10여곳 해볼만” 기초단체장 배출에도 총력…후보군 70여명 ‘울산 벨트를 벗어나라.’ 5·31 지방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이 설정한 최소이자 최대 목표치다. 민주노동당이 현재 지방자치단체장을 차지한 곳은 노조 조직률이 높은 울산 북구와 동구 등 두 곳뿐이다. 이를 다른 지역으로 확대해 ‘전국 정당’의 면모를 갖출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다. 이 때문에 민주노동당은 광역단체장도 중요하지만, 실현 가능성 등을 감안해 기초단체장 배출에도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민주노동당의 기초단체장 후보군은 전국적으로 70명 안팎에 이른다. 이 가운데 울산 동국와 함께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울산 북구에서는 이상범 현 구청장과 정창윤 전 울산시당 위원장, 김진영·하인규 구의원 등 4명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울산시장 후보로도 거론되는 이 구청장은 공무원노조 파업에 참여한 공무원을 징계하지 않은 혐의에 대한 항소심(2월3일) 결과에 따라 출마 여부가 갈릴 전망이다. 울산 동구의 경우, 이 북구청장과 같은 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갑용 구청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에서, 김종훈 울산시의원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역시 노동자 밀집지역인 경남 창원에서는 손석형 시당위원장이 시장선거를 준비중이다. 민주노동당은 이밖에 10여곳에 기대를 걸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지난 2004년 총선에서 선전한 서울 관악구와 강북구, 경기 성남 중원구와 수정구, 인천 부평구 등을 노리고 있다. 농민 기반이 강한 경남 진주시, 경남 합천군과 의령군, 전북 정읍시, 강원 철원군 등도 해볼만하다고 보고 있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서울 등 16개 광역단체장에도 모두 후보를 낸다는 방침이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한나라 제3후보 내세우나 박근혜·이명박 시선 외부로 쏠려 당밖 인사 낙점설 ‘모락모락’…2월 중순 공개 가능성도 5·31 지방선거의 꽃인 서울시장 선거의 한나라당 후보는 아직 안갯 속이다. 한나라당내에선 맹형규·홍준표·박진·박계동 의원 등이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지고 경선 채비에 한창이지만, 이들의 움직임에 당 안팎의 관심이 온통 쏠리는 양상은 아니다. 당의 ‘대주주’ 격인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의 시선이 외부인사로 향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 일각에선 구체적 이름이 거론되지 않은 채 “한 외부인사가 사실상 낙점 단계”라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박 대표와 이 시장이 함께 ‘오케이’ 한 외부인사가 2월 중순께 공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외부인사는 그동안 영입대상으로 거론돼온 어윤대 고려대 총장이나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쌍수 엘지전자 부회장 등은 아니라고 한다. 한나라당의 서울시장 후보 경선은, 5월 선거의 승패 여부와는 별개로 당의 대선후보 경선을 미리 점칠 수 있다는 점에서 또다른 주목을 받아 왔다.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시장이 가까운 인사를 지원하며 ‘정면승부’를 벌일 경우, 어느 한쪽이 치명상을 입을 가능성이 큰 탓이다. 한나라당이 서울시장을 거머쥐게 되면, 그 주인공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두 사람의 대선 후보 경쟁구도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당 관계자는 “서울시장은 뉴타운 개발 등을 통해 의원과 지구당 위원장에게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따라서 대선 후보 경선과정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라고 말했다. 반대로, 한나라당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한다면 박 대표와 이 시장 모두 치명타를 피하기 어렵다. 이 시장은 지지율 상승의 원천인 청계천 복원 등의 서울시정 성과가 빛이 바랠 가능성이 크고, 박 대표 역시 당내 입지에 엄청난 타격을 입기는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이 시장과 박 대표 양쪽 모두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승패를 분명히 가르기 보다는, ‘공동의 승자’가 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승부를 멀찌감치 미루려는 셈이다. 박용현 기자 piao@hani.co.kr
경기지사, 김문수 대항마는 김진표는 약하고 진대제는 손사래 한나라 “낙승” 기세등등…열린우리 천정배 카드도 거론 ‘화기애애 한나라당, 오리무중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다음의 큰 승부처인 경기지사를 놓고 한나라당이 한껏 고무돼 있다. 남경필 의원의 양보에 따라 김문수 의원으로 당내 후보 경선의 세가 확 쏠리면서, “이 상태로라면 낙승”이라고 기세가 등등하다. 반대로 열린우리당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김문수 의원의 대적 카드를 백방으로 물색하고 있으나, 여의치 않아 보인다. 현재로선 수원 토박이로 경제부총리에 이어 부총리직이 두번째인 김진표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하지만 한나라당 유력 후보인 김문수 의원의 저돌성에 맞설만한 ‘화력’은 아무래도 부족하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당선 가능성에 대한 물음에 당에서도 자신있는 대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김 부총리도 ‘당의 명령이라면 따르겠지만, 피할 수만 있다면 출마하고 싶지 않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과거 경기지사 선거에서 여당 간판으로 나선 부총리 출신 후보 2명 가운데 임창렬 전 부총리는 당선됐지만, 진념 전 부총리는 고배를 마셨다. 열린우리당에서 검토 중인 또하나의 카드는 한때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됐던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이다. 삼성전자 사장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의 최장수 장관을 지내고 있는 ‘유능함’이 추천 이유다. 수원, 화성 등 경기도 곳곳에 삼성전자 관련 공장이 있다는 점도 당에서 그를 탐내는 요인이다. 하지만 진 장관 역시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한사코 출마를 고사하고 있다. 남궁석 국회 사무총장은 강한 출마 의욕을 보이고 있다. 용인 출신에다 삼성계열사(삼성SDS) 사장과 정보통신부 장관, 국회의원(16대)을 지낸 관록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지난 17대 총선 과정에서 부인이 보훈단체에 돈봉투를 돌리다 적발되자 총선 후보를 사퇴한 전력이 약점이다. 열린우리당에서는 ‘필승카드’로 경기도 안산이 지역구인 천정배 법무부 장관을 꼽는 이들도 있다. 당 관계자는 “서울시장 후보에 강금실, 경기지사 후보에 천정배라면 ‘환상의 수도권 복식조’”라고 말했다. 물론, 천 장관 쪽은 ‘뜬금없는 소리’라며 일축한다. 열린우리당에선 천 장관이 경기도지사보다는 내년 대선후보 경선으로 직행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많다.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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