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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국회의원 친동생이 공천희망자 ‘면접’

등록 2006-01-31 19:47

영천 정희수의원 부탁받고 100여명 만나
지방선거 정당공천제로 ‘줄서기’ 심해
현직 국회의원의 동생이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들을 불러 공천을 위한 사실상의 면접 조사를 벌여 물의를 빚고 있다.

정희수 의원(한나라당·경북 영천)의 친동생인 정아무개(44·의류업)씨는 지난해 10월부터 5·31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희망하는 기초단체장과 기초 및 광역의원 출마 예상자 100여명을 차례로 만났다. 정씨는 이들 출마 희망자들로부터 이력서를 받거나 출마 동기와 의사 등을 묻는 등 사실상 후보자에 대한 1차 심사를 진행했다. 정씨와 만난 이들 가운데는 현직 도의원과 시의회 의장 및 시의원 대부분도 포함돼 있다. 정씨는 이들을 정희수 의원 후원회 사무소나 인근 다방 등에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기초의원의 정당공천제 도입 이후 심화하고 있는 국회의원에 대한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의 줄서기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정씨와 만난 한 공천 희망자는 “국회의원의 친인척이 평가를 하는 듯해 기분이 나빴지만 공천 때문에 내색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시의원은 “출마 예정자에 대한 평가를 하려면 정 의원 본인이 직접 하든지 당의 공식채널을 통해 해야지 동생을 왜 내세우는지 모르겠다”며 “공천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회의원의 친인척이 평가작업에 참여하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 의원 쪽은 투명하고 객관적인 평가자료를 얻기 위해서였다고 해명했다. 정 의원은 “주민들이 원하는 사람을 발굴하고 싶은데 시간이 부족한데다가 지역구에 살지 않는 동생이 객관적일 것 같아 (후보자 면담을) 부탁했다”며 “나도 사람들을 만날 예정이었으며 가급적 다양하게 창구를 열어 둘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동생 정씨는 “특정인에 대한 공천 내정설 등 헛소문이 돌아 이를 해명해주라는 부탁을 받고 이들을 만났다”며 “기초 자료와 면담에 대한 평가서를 정리하고 있었지만 이런 저런 말들이 많아 이달 초부터 중지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광현 대구 경실련 사무처장은 “당의 공식 창구가 아닌 친인척을 통해 출마 희망자에 대한 평가를 시도했다는 것은 지방자치를 후퇴시키는 행위”라며 “이는 특정정당 공천이 곧 당선을 의미하는 지역정치의 현실에서 기초의원까지 정당공천제를 허용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대구/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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