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에 관한 기존 이론은 매우 부정확할 지도 모르며 어쩌면 블랙홀 자체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가디언지 인터넷판이 최근 보도했다.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 센터의 루디 실드 박사 등 연구진은 천문학 저널 최신호에 실린 연구 보고서에서 주변의 모든 물질을 삼켜 버리는 블랙홀들이 우주에 촘촘이 박혀 있을 것이라는 기존 천문학 이론은 블랙홀의 자리에 자성(磁性)을 띤 이상한 플라스마 덩어리들이 떠 다닌다는 새로운 이론으로 대체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만일 이들의 연구 내용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아인슈타인에 의해 입증되고 스티븐 호킹에 의해 다듬어진 블랙홀 이론은 허구가 돼 버린다.
연구진은 지구로부터 90억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퀘이사(準星)를 관측하는 과정에서 블랙홀 이론의 맹점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퀘이사들은 중심부에 블랙홀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연구진은 14개의 천체 망원경을 사용해 이 퀘이사의 구조를 관찰한 결과 중심부 주변의 물질 원반에서 폭 4천AU(천문단위: AU는 지구-태양간 평균거리)의 거대한 구멍을 발견했다.
이들은 이런 구멍은 강력한 자장의 힘으로 거대한 물질이 튕겨나올 때만 생길 수 있는 것이라고 믿고 있지만 블랙홀에는 자장이 없기 때문에 MECO(자기권 항구붕괴 물체)라는 고밀도 플라스마 덩어리가 이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있다.
이들의 이론에 따르면 MECO의 존재는 블랙홀의 존재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는 블랙홀의 패러다임이 부정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최초의 증거"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케임브리지 대학의 게리 길모어 교수는 이들의 연구가 대부분의 과학자들에게 설득력을 갖지 못할 것이라면서 지난해 우리 은하의 중심부에 존재하는 블랙홀을 직접 관측하는 획기적인 실험이 성공했음을 상기시켰다.
그는 "블랙홀을 관측하기 전에는 블랙홀의 존재 여부 자체가 논란의 대상이었지만 이제는 이론의 여지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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