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원자바오 총리, 리정다오와 ‘18년 우정’ 과시
중국 총리와 한 과학자의 18년 우정이 화제다.
원자바오 총리(왼쪽 사진)는 24일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리정다오의 80살 생일을 기념하기 위한 심포지엄에 참석해 700여명의 하객들 앞에서 직접 축사를 읽었다. 원 총리는 앞서 입장할 때도 리의 손을 꼭 잡고 걸어들어가며 우정을 과시했다.
원 총리는 축사에서 리를 ‘친구’라고 공공연하게 불렀다. 원 총리는 “나는 리의 친구로서 그에게 자부심을 느낀다”며 “그의 훌륭한 업적과 공헌은 모든 중국인들의 자부심의 근원이기도 하다”고 추켜세웠다. 상하이에서 태어난 리는 1957년 소립자 연구로 역시 중국인인 양전닝과 함께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두 사람은 88년 10월24일 베이징에서 처음 만났다. 당시 원 총리는 덩샤오핑 주석을 수행해 리가 일하는 연구실을 찾았다. 이미 세계적 명성을 얻은 과학자와 야심만만한 정치인의 대면이었다. 원 총리가 90년대 초반 과학발전 업무를 맡게 되면서 두 사람은 편지를 주고받을 정도로 친해졌다. 원 총리의 측근은 〈신화통신〉과 인터뷰에서 “원 총리는 리의 과학에 대한 헌신과 열정에 항상 고마움을 품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대화는 물리와 철학, 역사, 예술을 넘나들었다.
리는 〈신화통신〉과 인터뷰에서 “원 총리는 바쁜 와중에도 에너지 연구를 강화하고, 청소년 과학교육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내 의견에 귀를 기울였다”고 말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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