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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경제학자 최초 ‘사이언스’논문 발표한 최정규 교수

등록 2007-10-26 08:19

경제학자 최초 ‘사이언스’ 논문 발표한 최정규 교수
경제학자 최초 ‘사이언스’ 논문 발표한 최정규 교수
“이타적 인간이 살아남은 이유 풀었죠”
“나를 희생해 남을 돕는 이타적 인간은 어떻게 진화과정에서 살아남았을까 하는 오랜 의문을 풀고자 이런 연구를 시작했지요. 자기를 챙기는 이기적 행위가 남을 돕는 이타적 행위보다 더 많은 물질적 이득을 가져다주는데도 인간은 여전히 이타심을 버리지 않고 발휘하고 있잖습니까.”

‘신석기 사회모형’ 연구…순수 이타형은 도태
‘외부 적대적인 우리 안의 이타성’ 결합 진화
“도덕과는 무관한 용어…해답은 열려 있다”

저명한 과학저널 <사이언스> 26일치에 ‘외부인에 적대적인 이타성과 전쟁의 공진화’라는 제목의 논문을 낸 최정규 경북대 경제학 교수는 25일 “게임 이론을 적용한 시뮬레이션 분석을 해보니 이타성과 외부인에 대한 적대성(자기집단중심주의)은 따로 진화한 게 아니라 둘이 결합해 함께 진화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박사학위 논문 지도교수였던 새뮤얼 보울스 미국 산타페연구소 교수와 함께 쓴 이 논문은, 국내 경제학자가 과학저널인 <사이언스>에 발표한 것이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최 교수는 그동안 <이타적 인간의 출현>(2004)이란 책 외에 이타성과 진화론을 중심으로 인간의 사회·경제 활동을 이해하려는 여러 연구 논문들을 내왔다. 지난 2005년부터 경북대 교수로 재임 중인 그는 2003년 미국 매사추세츠 주립대에서 이타성에 관한 연구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여러 학문 분야를 넘나드는 학제간 연구로 유명한 산타페연구소에서 박사후연구원을 지냈다.

이번 연구에서 그가 애초 품은 물음은 이랬다. 이타성과 외부 적대성은 정반대의 태도처럼 보이는데, 현실에서는 왜 우리 민족·인종·종교 집단 밖의 남들한테는 적대적이면서도 우리 안의 남들한테는 이타적일 수 있을까? ‘밖의 남한테는 적대적인 우리 안의 이타성’이라는 모순된 행동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흔히 민족주의나 종교 갈등, 전쟁 속에서 우리는 이런 행동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런 물음을 풀고자 그는 1만1000년 전 신석기 시대에 살았을 법한 인간 집단의 규모와 관계를 구현한 인간 사회 모형 프로그램(시뮬레이션)을 만들었다. 여기엔 ‘죄수의 딜레마’ 같은 게임이론들과 집단들의 전쟁과 평화, 물물교류 같은 갖가지 관계들이 세세히 구현됐다. 그러고는 이타적 인간형이 과연 ‘자연선택’의 진화 과정에서 살아남을지, 아니면 외부에 적대적이면서도 이타적인 인간형이 살아남을지 살피고자 5만 차례 가량 이 시뮬레이션을 진행시켰다.


그 결과는 우리 기대와 사뭇 다른 것이었다. 순수 이타적 인간은 진화 과정에서 살아남지 못했다. 최 교수는 “시뮬레이션은 이타성이 외부 적대성과 결합한 형태로 진화했음을 보여주었다”며 “사실 이타성이 지닌 암울한 측면을 확인한 셈”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이타심은 집단 갈등을 겪으면서 진화했음을 보여준다.

최 교수는 “이 연구에서 얘기되는 이타성을 도덕의 덕목으로 해석해서는 곤란하다”며 “도덕의 관점과 무관한 과학 용어로서 이타성이 어떻게 진화했는지 그 여러 경로들 가운데 하나를 탐구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연구결과에 어떤 특정한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고, 그래서 결론은 열려 있다”라며 섯부른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확대 해석을 삼가더라도, 이번 연구는 절대적 의미의 이타성이 인간 진화과정에서 순수하게 보존돼왔다고 보기는 어려움을 내비치는 듯하다. 글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사진 경북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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