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 모양을 한 투명한 암흑물질. 허블우주망원경 관측
“보이지 않는 중력물질 존재” 가설 첫 제시
태양과 지구의 거리, 지구의 공전 속도를 알면 지구를 태양계에 붙잡아두는 태양의 중력 크기를 계산해낼 수 있다. 은하단에서도 마찬가지다. 개개 은하의 위치와 공전 속도를 알면 그 은하단에 작용하는 중력 크기를 찾아낼 수 있다.
그런데 1933년 물리학자 프리츠 츠비키는 ‘코마’라는 거대 은하단을 관측하던 중에 기이한 현상을 발견했다. 그는 은하단 중심 둘레를 공전하는 은하들의 속도가 너무 빨라, 눈에 보이는 코마 은하단 질량의 중력만으로는 이 은하들의 운동을 붙잡아둘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런 속도라면 은하들은 튕겨나가고 은하단은 해체돼야 했다. 츠비키는 은하단이 유지되려면 ‘보이지 않는 물질’의 중력이 더 있어야 한다는 가설을 제시해 암흑물질의 최초 발견자가 됐다. 이어 1970년대에 다른 물리학자 베라 루빈이 은하 바깥쪽의 별들이 은하 중심 둘레를 공전하는 속도가 거리가 멀어져도 줄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토록 빨리 움직이는 별들을 붙잡아 둘 암흑물질이 은하에 존재해야 함을 밝혔다. 한동안 ‘잃어버린 물질’(미싱 매스)로 불리기도 했던 암흑물질은 최근에 여러 관측증거들이 보고되면서 점차 우주론과 천문학의 주요 관심사가 됐다.
오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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