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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출연연구기관 ‘일방 구조개혁’ 수그러질듯

등록 2008-09-03 18:16수정 2008-09-03 19:25

‘출연연 어떻게 변해야 하나’를 주제로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이 지난달 29일 연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출연연 구조개혁의 방식과 방향을 두고 토론하고 있다.
‘출연연 어떻게 변해야 하나’를 주제로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이 지난달 29일 연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출연연 구조개혁의 방식과 방향을 두고 토론하고 있다.
과학기술계 ‘2~3년 논의 뒤 개혁’ 제안 예정
“출연연 스스로 변화방향 합의 중요” 정부 수긍
1998년 김대중 정부의 출연연 구조조정 추진에 반대해 전국과학기술노조 조합원들이 서울 광화문 부근에서 하얀 마스크를 쓴 채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1998년 김대중 정부의 출연연 구조조정 추진에 반대해 전국과학기술노조 조합원들이 서울 광화문 부근에서 하얀 마스크를 쓴 채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과학기술계가 이명박 정부에 ‘출연 연구기관(출연연) 구조개혁을 멈추고 향후 2~3년간 논의를 거친 이후 구조개혁을 하자’고 제안하고 정부도 이를 받아들일 뜻을 내비쳤다. 이로써 정부의 출연연 구조개혁 일방 추진을 둘러싸고 정부와 출연연 연구자들 사이에 벌어졌던 갈등과 긴장은 일단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또 향후 개혁 방안 논의의 틀을 어떻게 만들고 이끌어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과학기술계와 교육과학기술부 등의 얘기를 들어보면, 정부의 정책연구 용역과제를 받아 26개 출연연 구조개혁 방안을 검토해 온 민간 단체·기업은 2~3년 시간 여유를 두고 충분한 논의과 협의를 거친 뒤 구조개혁을 시행하는 식의 ‘선논의, 후개혁’이 바람직하다는 제안을 담은 정책연구 보고서를 정부에 낼 예정이다.

현재 용역과제 연구는 화학연구원 등 13개 출연연을 관장하는 지식경제부 산하 산업기술연구회(과실연)의 의뢰를 받은 기술경영컨설팅업체 날리지웍스(대표 이철원)와, 생명공학연구원 등 다른 13개 출연연을 관장하는 교과부 산하 기초기술연구회의 의뢰를 받은 과학기술시민단체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상임대표 민경찬) 등 2곳이 하고 있다.

과실연은 연구보고서 제출에 앞서 지난달 29일 연 ‘출연연 어떻게 변해야 하나’ 주제의 포럼에서 “(출연연 구조개혁을 당장 시행해선 안 되며) 앞으로 2년 동안 출연연 스스로 변화의 방향을 찾도록 하면서 여러 개혁 방안을 논의하고 이후 1년 동안 출연연의 위상을 재정립하는 ‘2+1 구상’이 바람직하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연구 책임자인 전길자 과실연 공동대표(이화여대 교수)는 “3년의 시간을 두자는 안을 정부와도 협의했고 정부도 수긍했다”고 말했다.

날리지웍스의 이철원 대표도 3일 <한겨레>에 “과학기술계의 여러 의견을 수렴해 보니 새 정부가 몇 달 만에 출연연 기능 조정에 나서기보다 출연연의 전체 관리체제(거버넌스)를 어떻게 바꿀지, 기능 통폐합을 어떻게 할지 등을 검토하는 2년 반 가량의 과정을 거친 뒤 기능 조정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이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진행될 논의가 ‘충분한 토론과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점도 강조됐다. 과실연 포럼에서 발표한 이장재 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정책기획단장은 “타의에 의한 변화는 최소화해야 한다”며 “출연연이 스스로 변화 방향을 도출하고 정부와 합의를 통해 위상을 재정립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이철원 대표는 “정부가 바뀔 때마다 출연연 개혁 얘기가 다시 나오지 않도록 이번엔 신중하고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한다”며 “합의가 어렵다 해도 개혁의 공감대를 이루는 협의는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길자 교수는 “출연연과 정부, 민간 단체가 참여하는 3자 협의체를 만들어 개혁 방안을 마련하는 방안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환진 교과부 연구기관지원과장은 “출연연만이 할 수 있고 해야 할 ‘일’이 무언지 먼저 합의를 찾은 뒤 거기에 맞춰 출연연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순서가 합리적”이라며 “연구 보고서가 이달 말 제출되면 과학기술계의 의견이 최대한 받아들여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출연연은 정부가 바뀔 때마다 구조조정 논란에 휩싸여, 그동안 연구자들 사이에선 ‘출연연 개혁 5년 주기설’ 같은 냉소적 반응마저 나돌았다. 근래엔 대학과 기업연구소의 구실이 커지면서 그 사이에 낀 출연연이 ‘정체성 위기’를 겪어, 출연연의 위상 재정립을 위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견해들이 연구자들한테서도 나오고 있다. 이장재 단장은 “출연연의 정체성이 분명치 않다 보니, 정부 정책 변화도 잦고 연구 과제를 따서 인건비를 충당하는 피비에스(PBS) 예산체제도 도입돼 지나친 연구 과제 수주 경쟁이 벌이지는 등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글·사진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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