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 교수(왼쪽) 최석봉 교수
‘300나노미터’서 선-평면 갈려
국내연구팀 ‘네이처’에 첫 발표
국내연구팀 ‘네이처’에 첫 발표
나노기술의 발달로 전자소자의 크기(선폭)가 급속히 작아지고 있다. 1991년에 견줘 100분의 1 수준인 50㎚(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이하로까지 작아졌다. 이에 따라 2차원이던 ‘평면’ 소자는 1차원인 ‘선’ 소자로 바뀌었다. 그런데 어디까지 2차원(평면)이고 어디부터 1차원(선)일까?
최석봉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와 이현우 포스텍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은 전자소자가 나노 크기로 점점 작아지다 보면 물성(물질의 성질)도 변해 ‘다른 차원’의 특성을 나타낸다는 사실을 처음 관찰해, 국제 학술지 <네이처> 9일치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독자 개발한 측정 장비인 ‘주사식 자성 현미경’을 통해 4.2㎛(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부터 159㎚에 이르는 여러 크기의 소자들이 외부 자기장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했다. 그랬더니 자기장 변화에 따라 정보 저장 단위(‘자기구역 벽’)에 나타나는 변화가 어느 순간부터 ‘다른 차원’의 함수관계를 나타냈다. 이런 변화는 대체로 300㎚ 크기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최 교수는 “300㎚ 크기 부근에서 평면이라는 2차원 특성이 선이라는 1차원 특성으로 바뀐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또한 2차원과 1차원의 성질이 공존하는 영역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처음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물질이 나노 크기로 작아지면 물성도 바뀐다는 것은 과학계에서 널리 예측됐으나, 변화가 실제 어느 크기부터 일어나는지 직접 관찰한 것은 처음이다. 최 교수는 “이 연구가 여러 분야의 나노소자 개발·응용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논문의 제1저자는 20대 대학원생 김갑진(27·서울대)씨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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