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코어> 영화에서처럼 지구 내부의 핵(코어)이 자전하는 것을 멈추어버리면 지자기장도 없어질까? 실질적으로는 영화에서처럼 핵폭탄 몇 개만으로 핵의 자전을 멈출 수도 없거니와, 설령 핵이 자전을 그만둔다고 해도 이미 형성된 지자기장이 그렇듯 순식간에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지자기는 워낙 거대한 규모이기 때문에 그 자력이 소멸하는 데만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비둘기를 비롯한 여러 조류들이나 두더지, 개미, 바다가재 등등에서 지자기의 감지 능력이 있다는 사실은 이미 밝혀졌으며, 또 태양에서 날아오는 자외선 등의 고에너지 광선들은 생물체에 매우 위험하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태양 전자파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각종 전기, 전자 장치들에 막대한 영향을 준다. 그런데 <코어> 영화에서는 이 모든 영향들이 과장되게 묘사되어 있지만, 적어도 지구 자기장이 이런 위험들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주고 있다는 점에는 오류가 없다.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지구 자기장이 움직이는 속도가 더 빨라졌다고 한다. 예전에는 자북극이 움직이는 속도가 연평균 15km정도였지만 지금은 40km에 이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학자들은 ‘지자기 역전’ 현상이 임박한 것 아닌가 하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이는 지자기의 남극과 북극이 서로 뒤바뀌는 현상인데 실제로 고지자기학(古地磁氣學:paleomagnetism) 연구에 따르면 과거에도 지자기 역전 현상이 몇 번이나 있었으며 가장 최근에는 75만 년 전에 일어났다고 한다. 그런데 그전까지는 평균 25만년에 한번씩 일어났던 지자기 역전 현상이 지금은 75만년 째 관측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자기 역전 현상은 대략 수천 년의 기간동안 진행되기 때문에 설령 일어난다고 해도 생태계에 큰 영향은 주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아무튼 지구 자기장이 이렇듯 움직이는 이유는 지구의 외피가 고체인데 반해 내부의 핵은 유체 상태라는 점이 결정적인 요소일 것이다. 고체와 유체의 운동역학은 성질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구 자전축이 똑바로 서 있지 않고 기울어져 있다는 점, 또 지구 자전축 자체가 세차운동주1을 하고 있다는 점 등이 핵의 자전에 변수로 작용해서 지자기장의 복잡한 양상을 낳고 있다고 보면 틀림이 없을 것이다. 지구도 움직이고 지자기도 이렇듯 꿈틀대니, 그 위에서 살아가고 있는 인간이 역동적인 사회상을 펼쳐나가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면 논리의 비약일까? (박상준 - 과학 칼럼니스트) 주1) 세차운동 - 수직 방향에서 23.5도 기울어진 지구의 자전축이 달과 태양 인력의 영향을 받아 약 2만 5천8백년 주기로 원을 그리며 움직이는 것 출처 : KISTI의 과학향기
과학일반 |
N극 S극 지구 자기장이 변하고 있다 |
그렇다면 <코어> 영화에서처럼 지구 내부의 핵(코어)이 자전하는 것을 멈추어버리면 지자기장도 없어질까? 실질적으로는 영화에서처럼 핵폭탄 몇 개만으로 핵의 자전을 멈출 수도 없거니와, 설령 핵이 자전을 그만둔다고 해도 이미 형성된 지자기장이 그렇듯 순식간에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지자기는 워낙 거대한 규모이기 때문에 그 자력이 소멸하는 데만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비둘기를 비롯한 여러 조류들이나 두더지, 개미, 바다가재 등등에서 지자기의 감지 능력이 있다는 사실은 이미 밝혀졌으며, 또 태양에서 날아오는 자외선 등의 고에너지 광선들은 생물체에 매우 위험하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태양 전자파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각종 전기, 전자 장치들에 막대한 영향을 준다. 그런데 <코어> 영화에서는 이 모든 영향들이 과장되게 묘사되어 있지만, 적어도 지구 자기장이 이런 위험들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주고 있다는 점에는 오류가 없다.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지구 자기장이 움직이는 속도가 더 빨라졌다고 한다. 예전에는 자북극이 움직이는 속도가 연평균 15km정도였지만 지금은 40km에 이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학자들은 ‘지자기 역전’ 현상이 임박한 것 아닌가 하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이는 지자기의 남극과 북극이 서로 뒤바뀌는 현상인데 실제로 고지자기학(古地磁氣學:paleomagnetism) 연구에 따르면 과거에도 지자기 역전 현상이 몇 번이나 있었으며 가장 최근에는 75만 년 전에 일어났다고 한다. 그런데 그전까지는 평균 25만년에 한번씩 일어났던 지자기 역전 현상이 지금은 75만년 째 관측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자기 역전 현상은 대략 수천 년의 기간동안 진행되기 때문에 설령 일어난다고 해도 생태계에 큰 영향은 주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아무튼 지구 자기장이 이렇듯 움직이는 이유는 지구의 외피가 고체인데 반해 내부의 핵은 유체 상태라는 점이 결정적인 요소일 것이다. 고체와 유체의 운동역학은 성질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구 자전축이 똑바로 서 있지 않고 기울어져 있다는 점, 또 지구 자전축 자체가 세차운동주1을 하고 있다는 점 등이 핵의 자전에 변수로 작용해서 지자기장의 복잡한 양상을 낳고 있다고 보면 틀림이 없을 것이다. 지구도 움직이고 지자기도 이렇듯 꿈틀대니, 그 위에서 살아가고 있는 인간이 역동적인 사회상을 펼쳐나가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면 논리의 비약일까? (박상준 - 과학 칼럼니스트) 주1) 세차운동 - 수직 방향에서 23.5도 기울어진 지구의 자전축이 달과 태양 인력의 영향을 받아 약 2만 5천8백년 주기로 원을 그리며 움직이는 것 출처 : KISTI의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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