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전자통신기기 회사인 엔이시(NEC)와 도호쿠대학 연구팀이 열이 나는 곳에 바르면 열을 전기로 바꿔주는 ’특수막’(열-전기 변환소자)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8일 보도했다.
열을 전기로 바꾸는 반도체 칩은 이미 개발돼 있지만, 가격이 매우 비싼데다 전기 출력도 낮아서 거의 실용화되지 못하고 있다. 엔이시 등이 새로 개발한 특수막은 자석에 열을 가하면 자력이 변화하는 현상을 응용한 것으로, 얇은 자석의 막 위에 금속 막을 덧씌워서 열에 의해 생성된 자기의 흔들림으로 금속 막 안의 전자를 움직여 전류를 발생시키는 원리로 작동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열이 발생하는 곳의 표면에 바르면 되는 까닭에, 지금까지 개발돼나온 열-전기 변환소자에 견줘 제조공정이 매우 간단하다고 한다.
연구팀은 가로 5㎜, 세로 2㎜ 크기의 유리 위에 이 특수막을 씌운 실험에서 유리 온도가 1℃ 오를 때 0.82마이크로(1마이크로는 100만분의1) 볼트의 전기를 생산해냈다.
연구팀은 앞으로 몇 년간 이 특수막의 면적을 넓히고, 막을 두껍게 함으로써 발전 효율을 높여갈 계획이다. <아사히신문>은 “이 막을 활용하면, 컴퓨터의 내부, 자동차 엔진의 겉표면, 공장의 보일러 등에서 나와 버려지는 열을 전기로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집이나 빌딩의 외벽에 넓게 발라둠으로써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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