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의 위치를 파악하려고 만든 장치를 이용한 치매환자용 위치추적장치가 개발돼 보급된다.
미래창조과학부와 국립중앙과학관은 20일 “조류독감 등의 예찰·예방을 위한 야생동물 위치추적장치(WT200)를 이용해 치매환자 등 사회적 약자의 실종 방지와 보호용 장치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블유티200은 작은 조류에도 쉽게 부착해 이동 경로를 추적할 수 있는 무게 22g의 초경량 위치추적장치로, 한국환경생태연구소가 에스케이텔레콤과 함께 2월에 개발했다. 이 장비로는 에스케이텔레콤과 협력하고 있는 세계 각국의 이동통신망을 이용해 위치정보를 주고받아 세계 어느 곳에서나 추적기를 달고 있는 야생동물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다.
미래부는 올해 말부터 전남경찰청의 협조를 받아 전남지역에서 치매환자 등을 대상으로 시범운영하기로 했다. 이 장치를 사용하면 치매환자가 실종됐을 때 24시간 안에 찾아내 구조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영국 알츠하이머협회 통계로는 치매환자를 실종 24시간 안에 찾지 못하면 과반이 사망하는 등 심각한 피해를 입는 것으로 조사됐다.
치매환자를 위한 전용단말기는 분실하지 않도록 손목시계나 팔뚝에 장착하는 방식으로 만들되 방수가 되면서 가벼운 소형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오차 범위도 1~10m 이내로 대폭 줄어든다. 글로벌 데이터로밍을 이용하면 외국 여행 때도 사용할 수 있다. 현재 보급 중인 치매노인 배회감지기(목걸이형)는 치매환자가 스스로 제거하거나 분실하기 쉽고 8시간마다 재충전해야 하며 오차 범위가 넓어 효용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국의 치매환자는 노인인구 대비 4.2%(2013년)에 이른다. 치매노인의 실종신고는 2012년 7650명에서 2014년 8207명으로 최근 3년간 해마다 7.2%씩 늘고 있다.
이근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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