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은 중력렌즈 현상을 이용해 외계행성을 찾는다. 중력렌즈의 연원은 아인슈타인이 1915년에 발표한 일반상대성이론이다. 그는 빛도 태양처럼 중력이 큰 천체에 의해 휠 수 있다고 예견했다. 그의 가설은 영국 케임브리지천체연구소 소장인 아서 에딩턴이 1919년 개기일식 때 찍은 사진에 의해 증명됐다. 에딩턴이 밤에 찍은 사진과 비교해보니 별의 위치가 달라져 있었다. 별빛이 태양 옆을 지날 때 휜 것이다.
중력렌즈는 이 현상을 이용한 것이다. 어떤 별 A를 관측하고 있을 때 그 별과 관측자 사이에 다른 별 B가 있으면 처음에는 직진을 해 관측자한테 이르지 않던 A의 빛이 B의 중력에 의해 휘어 관측자한테 도달하면서 A의 밝기가 원래보다 밝아진다. A와 관측자 사이에 B가 렌즈 구실을 하는 셈이다. 이때 B 별 주변에 행성이 있으면 이 행성이 섭동(원래의 운동에서 벗어나는 것)을 일으켜 A의 밝기가 불연속적으로 변한다. 이 신호를 분석해 외계행성을 찾는 것이다.
외계행성 가운데는 지구와 마찬가지로 생명체가 살 수 있는 거주 가능 영역이 있다. 이 생명 거주 가능 영역을 ‘골디락스 존’이라고 부른다. 행성 표면에 액체 상태의 물이 있다면 물이 화학반응의 용매가 돼 생명체가 탄생할 수 있다. 영국의 동화 ‘골디락스와 곰 세마리’에서 따온 말이다. 골디락스라는 금발소녀가 길을 잃고 헤매다 곰 집에 들어가니 수프가 세 그릇에 담겨 있었다. 아빠 곰 그릇은 커서 수프가 미처 식지 않았고, 엄마 것은 작아 너무 식어버렸다. 아기 수프는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아 골디락스가 맛있게 먹었다.
태양계에서는 화성과 지구가 골디락스 존에 속한다. 2012년에는 지구에서 600광년 떨어진 ‘케플러-22b’라는 골디락스 행성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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