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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날씨, 이것만 꼼꼼히 보면 나도 예보관

등록 2015-11-29 20:30수정 2015-11-30 10:18

지난해 2월 며칠 동안의 폭설로 1m가 넘는 눈이 쌓인 강릉시에서 시민들이 눈을 치우고 있다. 2014년 기상사진전에서 장려상을 받은 강태수씨 작품.  기상청 제공
지난해 2월 며칠 동안의 폭설로 1m가 넘는 눈이 쌓인 강릉시에서 시민들이 눈을 치우고 있다. 2014년 기상사진전에서 장려상을 받은 강태수씨 작품. 기상청 제공
예보 어떻게 하나
지난겨울은 춥지 않았다. 2014년 12월부터 2015년 2월까지 3개월 전국 평균기온이 0.6도로, 평년값(1981~2010년 30년 연평균) 0.7도와 비슷했다. 하지만 저체온증과 동상 등 한랭질환자는 458명(사망 12명) 발생해 전년 259명(사망 13명)보다 37% 늘어났다. 원인은 12월 한파 때문이었다. 12월 평균기온은 영하 0.5도로 평년보다 2.0도나 낮았다. 특히 겨울 들어 세번째 주(14~20일)의 평균 일최저기온은 영하 6.6도까지 내려가 이 기간에만 한랭질환자가 63명이 발생하고 3명이 숨졌다.

미국·한국 관련 누리집
누구나 접근, 한눈에 보기 쉽게

엘니뇨 감시구역 해수면 온도 재고
북극해빙면적-변화로 함수풀이
북극진동지수로도 한파 살피고

체감온도로 부족한 2% 채워
이런저런 수치 해석해보면 가늠

올해 겨울 날씨는 어떨까? 김현경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지난 23일 ‘3개월 전망’ 기자설명회에서 “올해 겨울은 평년보다 따뜻하고 눈도 많이 오겠다”고 발표했다. 김 과장은 이런 예측의 근거로 엘니뇨 현상, 북극 해빙 상태, 유라시아대륙의 눈덮임 등을 들었다. 겨울철 예보에는 북극진동과 극소용돌이(폴라 보텍스) 등도 언급된다. 다소 생소한 용어들이지만 인터넷에서 이들 수치를 직접 찾아 해석해보면 겨울철 날씨를 스스로 가늠할 수 있다.

우선 올해 겨울을 따뜻하게 만들어줄 것이라는 엘니뇨는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 누리집(www.elnino.noaa.gov)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리 기상청 누리집(www.kma.go.kr/weather/forecast/el-la.jsp)에서는 좀더 친절하게 설명해 놓고 있다. 엘니뇨는 중·동부 적도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져서 계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엘니뇨 정의는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다. 우리나라는 ‘엘니뇨 감시구역인 열대 태평양 니뇨3.4(Nino 3.4) 지역에서 5개월 이동평균한 해수면온도 편차가 0.4도 이상 나타나는 달이 6개월 이상 지속될 때 그 첫 달을 엘니뇨의 시작’으로 본다. 일본 기상청은 니뇨3.4보다 더 동쪽인 ‘니뇨3 지역의 해수면 온도편차의 5개월 이동평균이 6개월 이상 0.5도 이상일 때’로 정의하고 있다. 허창회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엘니뇨 현상이 강할 때 우리나라 겨울철 기온은 평년보다 높고 강수량도 많은 경향을 보여왔다. 그러나 봄철이나 여름철은 엘니뇨와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는다. 논리적인 설명을 찾는 것이 연구자들의 숙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겨울 추위를 예측하려면 북극해빙(바다얼음)도 살펴야 한다. 북극해빙 면적과 중위도 지역의 겨울 한파는 밀접한 관계가 있음이 밝혀져왔다. 지구 온난화가 진행돼 북극해빙이 많이 녹으면 방출된 열과 수증기가 상층으로 올라가 극소용돌이를 약화시켜 북극에 갇혀 있던 한기가 중위도 지역으로 내려와 한파를 몰고오는 메커니즘이다. 북극해빙 면적은 미국 국립빙설자료센터(NSIDC) 누리집(nsidc.org/arcticseaicenews)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리 기상청은 ‘북극해빙감시시스템’(seaice.kma.go.kr)을 운영하고 있다. 기상청은 한눈에 알아보기 쉽게 새로 단장한 누리집을 지난 25일부터 서비스하고 있다.

해빙면적에서 중요한 것은 최근 해빙의 변화 추세다. 미국 국립빙설자료센터 누리집의 오른쪽 그림이나 기상청 북극해빙감시시스템의 ‘최근 해빙 변화 경향’을 살펴야 한다. 이곳을 보면 올해 해빙면적은 역대 최저로 줄어 강추위가 닥쳤던 2012년 때와 비슷함을 알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바렌츠-카라해의 해빙이나 랍테프해의 해빙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바렌츠-카라해의 해빙면적이 많이 줄었던 해에는 우랄지방에 큰 고기압 블로킹이 형성돼 동아시아 지역에 한파를 몰고오는 경향이 있었다. 2011년·2012년의 추운 겨울이 이 메커니즘으로 설명된다. 바렌츠-카라해보다 한반도 쪽에 더 가까운 랍테프해의 해빙은 최근 관심이 높아졌다. 김백민 극지연구소 기후변화연구부 책임연구원은 “이 지역이 따뜻할 때 바로 남쪽인 시베리아는 굉장히 추울 때가 많고 한반도 인근 상공에 블로킹이 형성돼 한기가 직진해 내려온다. 이럴 때면 한파가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한달 가까이 지속된 혹한은 이 원리로 해석할 수 있다. 올해도 랍테프해 해빙면적은 평년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겨울철 한파에 선행하는 요소에는 북극진동지수(AO)도 있다. 북극진동지수는 북위 60도 이상의 고위도 해면기압과 중위도 해면기압의 차이를 계산해서 나온다. 이 지수가 음의 값이면 북극진동(극소용돌이)이 약해져 상층의 제트기류가 아래로 처지는 사행을 하면서 한기가 중위도 지역까지 내려온다. 이 지수는 미국 국립해양대기국의 기후예측센터(CPC) 누리집(www.cpc.ncep.noaa.gov/products/precip/CWlink/daily_ao_index/ao_index.html)에서 볼 수 있다. 보통 지수가 음의 값이면 한달 뒤쯤 한파가 닥칠 확률이 높아진다. 이달에는 북극진동지수가 계속 양의 값을 나타내고 있다. 김백민 연구원은 “북극진동지수는 제트기류의 사행을 예측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그 사행이 북미·유럽·동아시아 어느 곳에서 발생할지 알 수 없어 특정 지역의 겨울 한파를 예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엘니뇨나 북극해빙, 북극진동지수 등은 월별이나 계절별 날씨를 예측해보는 데는 유용하지만 이들 요소로 당장 내일이나 모레의 날씨를 알 수는 없다. 겨울철에는 기상청이 발표하는 일기예보만으로도 ‘2%가 부족하다’. 예상 기온보다 실제로 느끼는 추위 곧 체감온도가 달라서다. 체감온도지수는 기상청 누리집(www.kma.go.kr/weather/lifenindustry/life_jisu.jsp?JISU_INFO=lifetimeimg_A03)에 나와 있다. 기상청은 해마다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48시간의 체감온도를 3시간 간격으로 예보하고 있다. 지점값 보기를 선택하면 전국 165개 지점별 체감온도를 미리 찾아볼 수 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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