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팀 “473개 유전자로 구성”
생명현상 연구 도구로 활용 기대
생물무기 악용 우려도
생명현상 연구 도구로 활용 기대
생물무기 악용 우려도
미국 연구팀이 생명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유전자만 지닌 ‘최소세포’(사진·미니멀 셀)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24일(현지시각)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발표된 연구 결과를 보면, 미국 크레이그 벤터 연구소 연구팀이 만든 최소세포는 473개의 유전자로 구성됐다. 이는 지금까지 자연에서 발견된 어떤 자가복제 유전체보다 작은 크기이다. 연구팀은 “흥미롭게도 473개 유전자 가운데 149개(31%)는 정확한 생물학적 기능이 알려지지 않은 것들”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팀은 이에 앞서 2010년 염소에 기생하는 박테리아인 ‘미코플라스마 미코이데스’의 유전체(게놈) 지도를 이용해 컴퓨터 설계와 화학적 유전자 합성 방식으로 인공 박테리아를 만들었다. 연구팀은 이 인공 박테리아의 유전체를 다른 숙주 박테리아에 집어넣어, 숙주 박테리아가 인공 박테리아를 복제하도록 하는 데까지 성공했다. 하지만 인공 박테리아 복제에 반드시 필요한 유전자들이 어떤 것들인지 알아내지는 못했다.
연구팀은 이번에는 이 인공 박테리아 유전체에서 생명 유지(복제)에 필요한 필수 유전자만 남기고 나머지 유전자들을 빼내는 작업을 벌였다. 유전자들에 ‘트랜스포존’이라는 전이 유전자를 끼워넣어 유전자의 기능을 정지시키는 방법을 반복적으로 사용해 박테리아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유전자들을 찾아냈다. 이 과정에서 박테리아의 활발한 성장에 필요하지만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것은 아닌 준필수 유전자들을 가려낼 수 있었다.
연구팀은 “최소세포가 생명현상의 핵심 기능을 연구하는 데 효과적인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과학계 일부에서는 인공세포가 환경 파괴나 새로운 질병 출현, 생물무기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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