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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장내 미생물, 생물 진화 추적 중요 단서

등록 2016-09-20 22:27수정 2016-09-21 08:28

수렵채취 생활을 하는 탄자니아 한 부락의 원주민들. 수렵채취로 살아가는 사람은 현대 도시 생활을 하는 사람과 비교해 훨씬 다양한 장내 미생물 종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제공
수렵채취 생활을 하는 탄자니아 한 부락의 원주민들. 수렵채취로 살아가는 사람은 현대 도시 생활을 하는 사람과 비교해 훨씬 다양한 장내 미생물 종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제공
이런 연구 저런 발견

장내 미생물은 생물의 진화 역사를 추적하는 데에도 중요한 단서로 쓰인다.

최근 미국 텍사스대학교 연구진은 사람과 침팬지, 보노보, 고릴라의 똥 속에 있는 장내 미생물의 특정 유전자 염기서열을 비교, 분석하는 방식으로 그 미생물들이 숙주와 더불어 저마다 어떻게 진화해왔는지 추적했다. 그랬더니 장내 미생물들은 사람, 침팬지, 보노보가 오랑우탕과 갈라져 다른 진화의 길로 분화했던 1500만년 전 시기에,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공통 조상 미생물에서 분화해 저마다 다른 진화의 길을 걸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7월 말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실렸다.

연구진은 사람 16명과 야생 침팬지 47마리, 보노보 24마리, 고릴라 24마리의 분변 시료를 채집해 장내 미생물들의 특정 유전자 염기서열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그 진화의 계통을 비교했다. 장내 미생물들의 분화 시기는 사람, 침팬지, 보노보, 고릴라가 각자 분화해온 시기와 맞아떨어지는 것으로 해석됐다.

이는 숙주인 유인원들이 공통 조상에서 갈라져 나와 각자 분화하는 시기에 그 숙주의 장내에 사는 미생물들도 숙주와 더불어 나란히 공진화해 왔음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장내 미생물은 공진화하며 각자 다른 숙주의 식생활, 서식처, 장내 질환에 적응해왔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런 연구는 장내 미생물이 식생활 같은 환경의 영향도 받지만 아주 오랫동안 숙주 종과 나란히 분화와 진화를 거듭해왔으며, 그래서 인류의 진화나 집단이주 같은 역사를 추적하는 데에도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민족마다 다른, 위장 미생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의 유전형을 비교해 민족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인류학 연구도 이뤄진 바 있다.

원시적인 수렵채취 생활과 현대 도시 생활로 인해 장내 미생물 분포에 차이가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연구진은 2014년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낸 논문에서 ‘지구의 마지막 수렵채취인’으로도 불리는 탄자니아의 하드자 부락 원주민과 이탈리아 도시에서 사는 사람들의 장내 미생물을 비교했더니 억센 음식을 먹는 수렵채취인의 장내 미생물이 훨씬 더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산업화한 나라에서 나타나는 비만, 당뇨, 대장암 같은 질병이 장내 미생물 다양성의 감소와 연관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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