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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기술

차세대 기술혁명 핵심 ‘인지과학’ 실종

등록 2007-06-06 21:17

인지과학의 메카인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 미디어랩에서 인지과학자들이 만든, 인간처럼 생각하고 느끼는 로봇들. 자유자재로 고개를 돌리고 다른 사람을 껴안거나 사람의 행동을 흉내낼 줄 아는 코그(위), 사람과 눈을 맞추고 감정에 따라 다른 목소리를 내는 코스멧(아래 왼쪽), 인간에 가까운 표정을 짓는 레오나르도(아래 오른쪽).
인지과학의 메카인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 미디어랩에서 인지과학자들이 만든, 인간처럼 생각하고 느끼는 로봇들. 자유자재로 고개를 돌리고 다른 사람을 껴안거나 사람의 행동을 흉내낼 줄 아는 코그(위), 사람과 눈을 맞추고 감정에 따라 다른 목소리를 내는 코스멧(아래 왼쪽), 인간에 가까운 표정을 짓는 레오나르도(아래 오른쪽).
과기부, 융합과학기술 종합발전계획
정보·생명·나노분야 위주로 수립 세계흐름에 뒤처져
“과학기술정책에 가장 큰 실책”…2차 계획때 검토

지난달 초 과학기술부는 ‘융합과학기술 종합발전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과기부는 “차세대 기술혁명은 정보통신(IT), 생명(BT), 나노(NT) 등 어느 한 분야에 국한하지 않은 신기술 사이의 융합이 주도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융합기술의 범위는 국내 과학기술 역량과 경제, 사회적 관심을 고려해 이들 세 분야의 융합 위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반면 인지과학(CS)의 경우 생명과학기술 분야의 첨단 뇌과학 부문에 포함돼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별도의 영역으로 설정하지 않았다고 과기부는 덧붙였다.

그러나 국내 인지과학계는 과기부의 융합과학기술 발전계획이 세계적 연구 흐름을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오는 8~9일 한국외국어대에서 열리는 한국인지과학회 창립 20돌 기념 심포지엄에서 기조강연을 할 예정인 김진형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전자전산학부 교수는 6일 “인간의 마음과 지능을 연구해 인간의 수행 능력을 향상시키려는 외국의 인지과학 연구와 달리 국내의 뇌과학 연구는 신경과학 등 생물학적 접근에 치우쳐 있다”고 말했다.

한-미 융합과학기술 기본계획 틀 비교
한-미 융합과학기술 기본계획 틀 비교

지난달 초 미국 하버드대에서는 인지과학 탄생 50돌 기념 학술대회가 열렸다. 인지과학은 정보처리, 인공지능, 디지털사회, 정보통신 등의 이론적·개념적 틀을 제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정모 성균관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미국 과학재단은 2002년 향후 추구해야 할 미래 융합기술의 핵심 축으로 나노·생명·정보·인지과학을 규정했고, 2004년에 나온 유럽의 미래과학기술 틀인 ‘지식사회 건설을 위한 융합기술 발전전략’(CTEKS)에서도 인지과학이 핵심분야로 들어가 있다”며 “인지과학에 대한 외국의 관심과 지원 규모를 보면, 인지과학에 대한 우리나라의 인식 부족은, 앞으로 과학기술 정책의 가장 큰 실책으로 평가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학부나 대학원에 인지과학 학과를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대학이 8개에 이른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은 뇌 및 인지과학 학과에 교수 41명을 포함해 470여명의 연구원을 두고 있으며, 올해 이와 별도로 신경과학, 생명기계공학, 인지과학, 컴퓨터과학, 로보틱스, 물리학, 언어학, 음악학, 건축학 등 다양한 영역의 전문 연구가들이 함께 연구하는 인간기능향상센터를 세우려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인지과학이 주요한 국책 과제로 설정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문유현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은 “1996년 정근모 당시 과기부 장관이 인지과학의 중요성을 지적하며, 화학·물리·기계·재료공학 등 하드 사이언스와 대별되는 언어학·심리학·인지과학의 소프트 사이언스를 2004년까지 진행하는 국책 과제로 상정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과제는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99년까지 1단계만 진행된 뒤 중단됐다.

융합과학기술 종합발전 기본계획 수립 실무를 맡은 조성찬 과기부 원천기술개발과장은 “외국에서는 20~30년 전부터 인지과학 연구가 활성화돼 있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지만, 국내는 이 분야에서 축적된 노하우가 적다는 평가여서 당분간 생명 분야에 포함해 진행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올해 말께 마련할 제2차 과학기술 기본계획에서는 뇌과학연구소 설립 계획을 담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인지과학 = 인지과학은 인간·동물·컴퓨터(로봇)가 어떻게 감각·학습·사고·행동하는지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1957년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심포지엄에서 인지심리학자 제롬 브루너와 조지 밀러,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 등이 인간의 행동으로 마음을 연구하는 행동주의에 반대해 인간의 사고 과정 자체를 규명할 수 있다면서 주창한 학문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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