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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기술

공룡의 귀환 불가능한 상상?

등록 2005-03-29 17:16수정 2005-03-29 17:16

DNA 추출돼도 오염 가능성
알 이용 복제 성공사례 없어

7천만년 전 공룡 ‘티라노사우르스-렉스’의 화석에서 세포 조직이 발견됐다는 연구보고가 과학저널 <사이언스> 최근호(25일치)에 발표되면서, 일부에선 디엔에이(DNA)를 추출해 공룡을 복제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쥐라기 공원’은 현실이 될까. 이에 대해 과학자들은 ‘거의 불가능한 상상’이라고 말한다.

디엔에이 보존 가능성 사실상 ‘제로’= 공룡전문가인 이융남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는 “수천만년이 지난 지금까지 공룡 디엔에이가 온전히 남아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식물의 씨앗은 2천년이 지난 뒤에도 싹을 튀울 정도로 생명의 보존력이 매우 강하지만 디엔에이는 물에도 용해되는 약한 물질이어서 호박 속에 밀폐된다 해도 1만년 이상 보존되기는 쉽잖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번에 발견된 부드러운 세포 조직처럼 화석의 겉이 먼저 광물로 굳어 속은 외부 공기와 차단된 좋은 보존 환경을 지니고 있다 해도 7천만년 이후까지 변질되지 않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이 박사는 “한때 신생대 포유류의 디엔에이가 발견됐다는 보고도 있었으나 모두 발굴·조사과정에 사람의 디엔에이가 오염돼 나타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며 “7천만년 전 디엔에이 일부가 추출된다 해도 오염 가능성 때문에 순수한 공룡 디엔에이인지도 확인돼야 한다”고 말했다.

디엔에이 추출해도 복제는 어려워= 공룡의 디엔에이를 추출하고 손상된 염기서열을 복원한다 해도 넘어야 할 산은 훨씬 더 많다. 장기이식용 돼지복제를 연구 중인 임기순 축산기술연구소 연구사는 “동물 복제는 핵을 제거한 같은 종의 난자에 복제하려는 체세포를 살아 있는 상태로 넣어 융합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며 “죽은 세포의 디엔에이로 동물을 복제한 사례는 전혀 없으며 과학적으로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죽은 세포에서 디엔에이는 그저 핵산 물질일 뿐인 것이다.

게다가 디엔에이를 복제할 살아 있는 공룡 난자가 없다는 점도 난관이다. 공룡이 아닌 다른 종의 난자를 이용하면 복제 성공률은 크게 떨어지며 복제 동물이 태어나도 곧 숨지는 것으로 과학계에선 알려져 있다. 자궁이 아니라 알에서 복제해야 하는 일도 어렵다. 황우석 교수 연구팀에 참여 중인 이병천 서울대 교수(수의학)는 “포유류의 난자는 핵과 세포질이 분리돼, 난자 핵을 제거하고 복제 대상 세포를 집어넣어 핵 융합을 한다”며 “하지만 알은 노른자가 곧 핵이 아니므로 전혀 다른 방식의 복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알을 이용한 조류 복제의 사례는 지금까지 없다.

이 교수는 “지금과는 다른 차원의 신기술이 개발된다면 공룡 복제가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일본 과학자들은 2003년 맘모스의 정자를 코끼리의 난자와 융합해 멸종한 맘모스를 복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으나 진전된 연구성과는 발표되지 않고 있다.


오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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