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학자등 2월 베이징서 만나 방북 공동연구 추진
지난해 중단됐던 남북 과학자들의 교류 추진이 재개될 움직임을 보여 성사 가능성이 주목된다.
정혁 자생식물이용 기술개발사업단장(생명공학연구원 박사)은 18일 “남북 식물학자들의 교류 협의가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중국 베이징에서 다시 열려, 성사되면 5월께 남쪽 식물학자 10여명이 백두산을 방문해 식생 연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사업단은 지난 3년 동안 남북 식물학자들이 백두산과 한라산 등지의 자생식물을 공동연구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북한 과학원과 남한 과학기술부 지원 사업단 사이에 추진되는 이번 사업이 성사되면 남북 과학자들의 첫번째 본격 교류가 되는 셈이다. 정 단장은 “남북 과학자 교류의 첫 물꼬를 튼다는 사명감으로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남쪽 학자들은 북한 백두산·개마고원 지대의 아한대 식물, 북쪽 학자들은 한라산의 아열대 식물의 조사연구에 가장 큰 관심을 기울이며 남북 통일의 ‘식물지’를 만드는 사업을 추진해왔다. 북한 과학원도 지난해 남북 식물학자들의 공동연구를 위한 ‘식물자원연구센터’를 과학원 안에 따로 열 정도로 관심을 보여왔다.
이와 함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도 지난해 북한 중앙과학기술통보사의 초청을 받아 남쪽 과학자들의 방북을 추진했으나 일정이 계속 연기돼 성사되지 못했다가 올해 초 베이징 만남이 재개됐다. 송장헌 대외협력과장은 “지금도 정보·자료 교류는 지속하고 있으나 과학자들의 인적 교류는 아직 불투명하다”며 “하지만 첫 교류가 잘 성사되면 여러 분야에서 남북 과학자들의 만남이 급속히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동안 남북 과학기술자들의 해외 학술대회 공동참석이나 남북 기관별 협력사업은 간혹 있었지만 과학기술자들이 직접 상호방문하는 인적 교류는 거의 없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다른 분야에 비해 더뎠던 남북 과학기술자들의 교류가 올해엔 크게 활성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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