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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기술

북한 식량증산에 ‘방점’ 생명공학 협력 실효성 높아

등록 2005-01-18 18:17수정 2005-01-18 18:17

[북한과학의 어제와 오늘]

북한은 일찍부터 국내산 원료에 의존하는 중화학공업과 농업 체제를 유지·발전시켜왔다. 그 안에서 과학기술은 공업과 농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국내산 원료의 사용효율을 높이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 1980년대 중반부터는 그 위에 새로운 첨단기술 산업 육성이 추가되었다. 이에 따라 북한의 과학기술은 생산현장 지원, 농업 생산성 제고, 첨단기술 개발의 3가지를 주요 목표로 삼게 되었다. 북한은 자력갱생을 중시해, 그 안에서 비날론이나 토끼 복제, 탄소하나 화학, 산가단백질 등처럼 상당히 독특한 기술들이 개발되기도 한다.

이런 특성은 최근까지 거의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노동신문> 등에 발표되는 올해 신년 공동사설에서도 농업 생산 증대에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면서 전력·석탄 등 인민경제 선행 부문과 기간산업 개선에 노력한다고 하였다. 식량 증산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예년에 강조하던 대로 경제의 기초인 에너지 부문과 기간산업에 힘을 기울인다는 것이다다.

생산현장 지원을 강조하는 과학기술계도 이와 연동되는 목표를 지닌다. 신년 공동사설이 과학기술 부문에서 “현대적 과학기술에 기초한 인민경제의 기술적 개건과 생산성 제고”를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북한 과학원의 백천호 부원장은 최근 “첨단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고 올해 주공전선인 농업전선에 역량을 총동원해 먹는 문제를 풀며, 전력과 석탄·금속·철도운수 등 인민경제 각 부문에서 제기되는 과학기술적 문제들을 푸는 데도 힘과 지혜를 다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지난주에 필자가 만난 북한 관계자는 이를 두고 “기존에 하던 것을 유지하면서 농업 생산성 개선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것이라고 하였다. 따라서 기간산업 지원을 제외하고는 올해 북한 과학기술계의 연구과제와 투입에서 식량 증산과 관련된 일에 가장 큰 우선순위가 부여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북한 농업과학원과 과학원 세포및유전자공학분원·생물분원 등 농업·생물학 관련 연구기관들의 위상과 역할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주력 연구과제도 비료를 적게 쓰고 생육기일이 짧으며 가뭄과 냉해·병충해에 잘 견디면서도 소출이 높은 품종의 개발, 북한식 이모작의 실현, 감자 농사와 콩 농사 지원 등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기간사업 부문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석탄·전력 등 에너지·원료 문제에 치중할 것이다. 북한은 이를 실현하기 위해 강력한 지도체제의 수립과 관련 부처간의 연계, 내각의 집행자적 역할 등을 강조하고 있다.

농업과 에너지, 원료문제의 집중은 현행 남북 과학기술 협력 방향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한다. 남북 과학기술협력은 90년대 말 농업 분야에서 시작해 점차 정보기술(IT) 분야로 변화해왔다. 우리가 첨단기술 위주의 협력방침을 남북협력에도 적용했기 때문이다. 단, 북한의 실정을 고려한다면 앞으로는 정보기술 뿐 아니라 생명공학(BT)과 에너지·화학 등 주민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협력의 실효성도 높은 분야를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입장이 절박한 만큼 우리가 이에 대응할 때가 왔다. <끝>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cglee@step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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