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실험은 날아가는 총알을 총으로 다시 쏴서 또 맞추는 것에 비교될 정도로 힘든 성과입니다."
박상영 연세대 교수(천문우주학)는 4일 미국 우주탐사선 딥 임팩트호가 혜성에 충돌체를 부딪치게 하는 실험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대해 이같이 평가하며 "혜성 내부의 특성을 알아내 혜성의 기원을 규명하는데 큰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교수는 빠른 속력으로 날아가는 혜성에 역시 높은 속력으로 나는 탐사선이 충돌체를 발사, 명중시키는 것은 일반인의 상상 이상으로 고난이도 작업이라고 강조하며 이번 실험이 인류의 과학기술이 이룬 큰 쾌거라고 평가했다.
박교수는 또 "이번 실험을 통해 혜성들이 모여 만들어진 것으로 믿어져 왔던 목성형 행성들의 기원도 규명해 낼 수 있어 궁극적으로는 우리 태양계의 근원을 밝히는데도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실험은 또 지구에 접근하는 혜성의 궤도를 바꿔 지구와의 충돌을 피하는연구에도 실제 큰 진전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화 `딥 임팩트'의 내용이 현실로 다가올 때도 멀지 않았다는 것. 이유 충남대 교수(우주과학)는 "충돌 실험이 성공했다면 이제 곧 우주 탐사선이 혜성에 착륙해 탐사활동을 하는 단계가 금방 올 것"이라며 "그 시기가 되면 실제 혜성에 조작을 가해 궤도를 바꾸는 연구도 크게 가속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영화처럼 분초를 다투는 상황에서 혜성의 궤도를 바꾸는 `드라마틱'한 상황은 현실에서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 교수는 "영화에서처럼 혜성의 궤도를 갑자기 바꾸려면 상상을 뛰어넘는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며 "실제 연구는 정확한 계산을 바탕으로 긴 시간에 걸쳐 혜성의 궤도를 차츰 바꿔나가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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