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 동전기 제염(오염제거) 장치’
원자력연 “우라늄 등 1개월 안에 98% 없애”
국내 연구진이 방사능에 오염된 땅에서 방사성 물질을 최대 98%까지 제거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21일 우라늄(U)·세슘(Cs)·코발트(Co) 등 토양이나 콘크리트에 포함된 방사성 물질을 1개월 안에 최대 98%까지 제거할 수 있는 ‘복합 동전기 제염(오염제거) 장치’(사진)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원자력연구원 제염해체기술개발부의 김계남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오염된 흙과 콘크리트에 질산을 넣어 오염을 제거하는 방법과 대상 물질 양쪽에 전극을 넣고 전압을 가해 방사성 물질들을 한쪽으로 이동시켜 분리해내는 ‘동전기 제염법’을 결합한 복합장치를 만들었다.
연구팀의 제염장치로는 한달 안에 세슘은 96%, 코발트와 우라늄은 98%까지 제거돼 미국 등이 운용하고 있는 기존장치(6개월 소요, 80% 제거)보다 훨씬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이 장치로 처리한 토양이나 콘크리트에는 세슘과 코발트가 1g당 0.1베크렐(Bq), 우라늄은 0.4베크렐 이하로 낮아져 일반폐기물로 처리할 정도로 깨끗해졌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장치는 가로 1.5m, 세로 1.8m, 높이 1.6m의 크기로 연간 200ℓ 용량의 드럼 50개를 처리할 수 있는 실제 규모다. 연구팀은 이 장치 20개를 연결해 설치할 경우 연간 20만ℓ(1000드럼)의 방사능 오염 토양 및 콘크리트를 정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계남 책임연구원은 “오염 물질을 슬러지로 걸러낸 뒤 질산액을 100% 회수할 수 있어 폐액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며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 지역의 제염에 활용할 수 있도록 홋카이도대 연구팀과 공동연구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사진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