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현(40)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카이스트 조광현 교수 연구팀
단백질 생성 핵심 ‘커널’ 확인
단백질 생성 핵심 ‘커널’ 확인
국내 연구진이 세포를 구성하는 복잡하고 거대한 분자네트워크의 핵심구조(커널)를 처음 찾아냈다.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의 조광현(40·사진)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22일 컴퓨팅 기술과 생명과학 연구성과를 결합한 새로운 알고리즘과 대규모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대장균과 효모, 인간의 복잡한 신호전달 네트워크에서 핵심이 되는 부분(커널)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연구 성과는 <사이언스> 자매지인 <사이언스 시그널링> 5월31일치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우리 몸은 300여 종류의 세포 50조개가 모여 구성돼 있다. 생명현상은 4만개의 유전자가 만들어내는 10만여 종류의 단백질이 복잡한 네트워크로 연결돼 집단적인 조절작용으로 이뤄진다. 최근 생명과학계에서는 이런 네트워크의 핵심이 되는 ‘블랙박스’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인간세포에서 신호전달에 관여하는 1953개의 네트워크를 분석했다. 외부로부터 어떤 신호가 세포에 전달(입력)되면 복잡한 중간단계를 거쳐 특정한 단백질(출력)이 만들어진다. 우리 세포 하나당 이런 단백질이 10억개 들어 있다. 연구팀의 분석 결과, 1953개의 신호전달 네트워크 중 입력과 출력에 관여하는 것이 각각 669개, 417개였으며 나머지는 중간단계 네트워크였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입력과 출력을 이어주는 핵심구조만을 남기고 보니 중간단계 867개 네트워크 가운데 81%가 제외됐다. 연구팀은 이 핵심구조를 ‘커널’이라 지칭했다. 커널은 컴퓨터 운영체제에서 운영체제의 다른 부분과 응용 프로그램 수행에 필요한 여러 가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핵심구조를 말한다.
조광현 교수는 “커널에는 생명 유지에 필요한 필수 유전자와 질병 발생과 관련한 유전자들이 커널이 아닌 부분에 비해 3배 이상 많이 포함돼 있는 것이 확인됐다”며 “이는 커널에 신약 타깃 단백질이 대량 포함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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