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외상으로 정상인보다 5~6% 두꺼워지는 뇌의 배외측 전전두엽 부위.(색깔이 진한 곳) 이곳이 차츰 얇아지면서 심리적 회복도 진행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대 제공
서울대·이화여대 공동연구팀
대구지하철 참사 생존자 조사
대구지하철 참사 생존자 조사
국내 연구진이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으면 뇌의 특정 부위가 두꺼워졌다 서서히 얇아지면서 심리적 정상을 회복한다는 사실을 처음 밝혀냈다.
서울대 의대 류인균(47) 교수와 이화여대 뇌인지과학과 김지은(32) 교수 공동연구팀은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의 생존자들을 5년 동안 추적조사한 결과 심리적 외상을 입은 뒤 이마 바로 뒤쪽 뇌 영역이 두꺼워졌다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면서 심리적 외상도 회복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5일 밝혔다. 그동안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들의 심리적 회복 과정에 뇌 구조 가운데 고차원적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배외측 전전두엽’(DLPFC)이 관여할 것이라는 추측은 있었지만 이번 연구처럼 구체적으로 생물학적 규명이 이뤄지기는 처음이다. 연구팀의 논문은 정신과 및 신경과학 분야 권위지인 <일반정신의학회지> 7월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참사 생존자 30명을 대상으로 사고 뒤부터 2007년까지 5년 동안 임상검사와 신경심리, 고해상도 뇌영상 평가 등을 실시했다. 처음 조사할 때 생존자들은 배외측 전전두엽의 두께가 정상인보다 5~6% 정도 두꺼워져 있었으나 5년 뒤에는 거의 정상 수준으로 돌아왔다. 연구팀은 이런 현상이 감정을 조절하고 나쁜 기억을 소멸시키는 데 기여하는 ‘뇌 유래 신경영양인자’(BDNF) 유전자의 기능적 차이가 배외측 전전두엽의 두께에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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