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원대 김문자 교수…품종개량 원천기술 보유 계기
대전 목원대 김문자(58·생명자원학부) 교수팀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꽃가루 형질전환 실험에 성공해 우리나라도 꽃가루를 이용해 농작물 등을 우수한 품종으로 개량하는 원천 기술을 갖게 됐다.
김 교수팀은 최근 단세포인 고추의 미성숙한 꽃가루를 채취해 배양 과정을 거쳐 배(胚)로 발달시킨 뒤, 염색체 수가 정상 고추묘의 절반인 반수체 고추묘로 키우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김 교수팀은 멸균한 고추 꽃 봉오리에서 미성숙한 꽃가루를 채취해 전처리 과정을 거쳐 발아시켰다. 전처리 과정은 미성숙한 꽃가루가 죽거나 성숙한 꽃가루로 발달하지 않도록 하면서, 분열 과정을 거쳐 발아의 전 단계인 배로 발달시키는 것을 말한다.
김 교수는 “전처리를 위해 배양과 배 발아 단계에 맞는 온도·빛 조건과 배지를 각각 개발했다”며 “이를 이용해 직경 6.5cm인 배양접시에 25만개의 고추 꽃가루를 배양했더니 50~100개의 배가 생산됐다”고 밝혔다.
꽃가루 배양은 단세포를 이용한 형질전환을 통해 유용 형질만을 가진 완전한 우수 품종을 개발하는 식물 생명공학 분야의 최첨단 기술로, 세계적으로도 유채와 밀, 보리, 벼, 담배에 이어 여섯번째 성과다.
김 교수팀은 관련 기술 2건을 특허 출원하는 한편, 식물 생명공학 분야 연구기관들과 함께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화훼, 채소, 과수 농업 등 농작물 품종 개발 등 유용한 유전자가 들어간 우수 형질의 식물체를 개발하기 위한 공동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 교수는 “그동안 형질전환은 다세포 조직인 체세포를 키운 캘러스(callus)를 이용했으나 이번 실험 성공으로 유용 형질을 가진 식물체 개발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며 “세포의 분화 발달 연구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원자력연구소 방사선육종학연구실과 농촌진흥청 맥류연구소 연구원을 거쳐 1985년부터 목원대 교수로 근무하며 30여년간 꽃가루 배양 연구를 해왔다. 대전/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김 교수는 원자력연구소 방사선육종학연구실과 농촌진흥청 맥류연구소 연구원을 거쳐 1985년부터 목원대 교수로 근무하며 30여년간 꽃가루 배양 연구를 해왔다. 대전/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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