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과학자들 유전학적 난제 돌파
영국의 과학자들이 ‘다운증후군’을 가진 쥐를 만들어냈다.
영국 국립의학연구소는 쥐의 염색체를 조작해 인간에게 나타나는 다운증후군을 앓는 쥐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비비시방송> 등이 22일 보도했다.
연구진은 다운증후군과 관련된 인간 염색체 21번의 유전자 250개 가운데 90%를 쥐의 배아 줄기세포에 이식했고, 이 세포를 쥐에 이식해 이용해 다운증후군을 가진 쥐를 만들었다. 연구 내용은 과학잡지 <사이언스>에 23일 실렸다.
일반인들은 21번 염색체가 2개지만, 다운증후군은 이 염색체가 3개다. 이 남는 한쌍의 염색체가 다운증후군 증세인 뇌와 심장기능 장애 등을 불러온다. 염색체수 이상은 임신한 태아 5%에서 발생하며, 유산이나 각종 질병의 주요 원인이다.
다운증후군 증상을 연구하고 치료법을 찾기 위해서는 동물 실험이 불가피하지만 과학자들은 다운증후군에 걸린 동물을 만들지 못해 어려움을 겪어 왔다.
세계 최초로 유전학적 난제를 돌파해 다운증후군 쥐를 만들어낸 국립의학연구소의 빅터 티뷸레비츠 박사는 “동물 실험의 길을 열었다는 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함께 연구에 참여한 엘리자베스 피셔 런던대 교수는 “다운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은 특히 백혈병과 자가 면역 장애에 걸리기 쉽다”며 “이런 질환 치료법을 개선하는데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구진들은 이번 성과가 다른 염색체 관련 질환 연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캐럴 보이스 다운증후군협회 회장은 “다운증후군을 앓는 이들의 생활에 긍정적 영향을 가져다 줄 연구”라고 밝혔다.
윤진 기자 mindle@hani.co.kr, 연합뉴스
윤진 기자 mindle@hani.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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