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관함식 반대와 평화의 섬 제주 지키기 공동행동과 민주노총이 11일 오전 제주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국제관함식 개최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해군의 국제관함식 핵심 행사인 해상 사열이 11일 열리는 가운데, 제주 서귀포시 제주해군기지 앞에서는 이날 오전부터 시민사회단체 등이 ‘관함식 개최 반대’를 외치며 이를 막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는 등 긴장감이 흘렀다.
‘2018 해군 국제관함식 반대와 평화의 섬 제주 지키기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과 민주노총은 이날 오전 11시 제주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평화를 파괴하는 국제관함식을 반대한다”며 집회를 열었다. 공동행동에는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와 제주 군사기지 저지·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 제주해군기지 전국대책회의 등이 참여하고 있다.
국제관함식 반대를 요구하는 집회 참가자들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국제관함식은 제주해군기지의 군사기지화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며, 강정은 평화의 바다가 아니라 전쟁을 준비하는 갈등의 바다로 변모할 것이다. ‘제주의 바다, 세계 평화를 품다’라는 국제관함식 슬로건은 위선이고 거짓이다. 남북 정상이 만나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를 논의하는 시기에 정작 제주해군기지에는 핵 무력을 자랑하고 시위하는 모순이 펼쳐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문재인 정부와 해군은 ‘제주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과정에서의 상처를 치유하고, 민군이 화합하고 상생할 수 있는 기회로 삼기 위해’ 국제관함식을 제주에서 개최한다고 강변했다. 그러나 추진과정은 마을의 상처를 치유하기는커녕 갈등을 증폭시켰다”며 국제관함식을 반대했다.
국제관함식 반대를 요구하는 집회 참가자들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앞서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기지 정문 앞에서 ‘판문점·평양선언 이행하라’, ‘세계 평화의 섬 제주에서 군사력 과시 웬 말이냐’는 등의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일부 참가자들은 이날 오전 10시55분께 기지 정문 앞 도로를 한때 점거하는가 하면 이를 저지하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문정현 신부는 “힘의 과시를 하는 국제관함식은 안 된다. 해군이 관함식을 열면서 주민들을 속였다. 강정마을 주민들의 아픔을 과소평가했다”고 비판했다. 참가자들은 이어 인간 띠 잇기와 거리행진을 벌였다.
글·사진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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