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을 동반한 비가 내리는 지난 1월28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쓴 채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연합뉴스
입동인 7일 제주와 남부지방에 비가 오고, 8일부터 10일까지 지역별로 비가 계속 올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오후부터는 북쪽에서 내려오는 찬 공기로 기온이 급격히 떨어진 뒤 겨울철 날씨가 한주 내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4일 “이번주 주말에는 제주 남쪽을 지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제주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오고, 동풍 영향으로 강원 영동에도 비가 오겠다”고 예보했다. 나머지 지역은 대체로 맑은 날씨를 보일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다. 주말에는 중심 기온이 영상 15도인 저기압의 시계반대방향 회전을 따라 유입되는 따뜻한 공기로 기온이 다소 높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8일 오전 우리나라 북서쪽에 저기압이 점유하면서 마찬가지의 시계반대방향 회전을 따라 북서풍이 불어 찬 공기가 유입될 것으로 기상청은 분석하고 있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저기압이 동반한 한랭전선이 남북으로 뻗고 이전에 머물고 있던 따뜻한 공기와 만나 비구름이 형성돼 전국에 동시다발로 비가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전선에 동반된 비구름이어서 이동속도가 빨라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를 동반한 요란한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우 예보분석관은 덧붙여 설명했다. 또 남부 서쪽 지방에는 우박이 내릴 수도 있고, 서해안을 중심으로 강풍 특보가, 해상에는 풍랑 경보가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
전선이 통과하는 8일 오후께 기온이 급강하해 비가 내린 노면이 얼 수 있어 도로 결빙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기상청은 당부했다.
7∼14일 중기예보. 기상청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한 차례 한랭전선이 동쪽으로 빠져나간 뒤 8일 오후 또다른 저기압이 잇따라 우리나라로 접근하면서 다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 북쪽에서 내려오는 찬 공기로 6∼12시간의 짧은 기간에 기온이 10도 이상 급격히 하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진규 예보분석관은 “1차와 달리 2차 한랭전선은 일본 동쪽에 자리한 따뜻한 공기층에 막혀 이동 속도가 느려지면서 우리나라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때는 저기압 또는 기압골의 이동 경로인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온이 떨어진 상태여서 강원 내륙 산지에는 눈이 내릴 가능성이 있다. 우 예보분석관은 “8∼10일 내리는 비의 양이 많지는 않겠지만 적은 비라도 눈으로 내리면 양이 많아질 수 있다. 강원 내륙 산지를 중심으로는 대설특보가 발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10일 오후에는 저기압이 북동쪽으로 이동한 뒤 다시 한차례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해기차에 의해 만들어진 비구름대로 인해 서쪽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또 수도권과 강원 영서지방의 비구름들이 남하해 남부지방에 비가 내리고, 일부 내륙 지역에는 눈이 내릴 가능성도 있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8일 오후부터 북쪽에서 내려오는 찬 공기로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고 특히 바람이 강해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서울의 경우 아침 최저기온과 낮 최고기온이 11도로 같은 기온 역전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보됐다. 9일에는 서울 아침 최저기온이 5도까지 내려간 뒤 주 후반에는 2도에 머무는 등 평년기온보다 2∼4도 낮은 쌀쌀한 날이 주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경기와 강원 북부 지역에서는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까지 떨어져 얼음이 얼고 서리가 내리는 지역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기상청은 이날 “전국이 대체로 맑겠으나 수도권과 강원 영서 북부, 충남 북부 서해안에는 오후에 구름 많고 한때 1㎜ 안팎의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고 밝혔다. 또 5일에는 전국이 대체로 맑고 6일에는 중부지방은 대체로 맑고 남부지방과 제주도는 흐리겠다고 기상청은 예보했다.
이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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