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을 외치는 자동차 업체들은 차량 부품 포장재도 친환경 소재를 사용할까? 소비자단체 조사 결과, 수입업체들은 ‘종이’ 소재 포장재를 주로 사용하는 반면 현대모비스·한국지엠(GM)·르노삼성 등 국내 업체들은 ‘비닐’ 소재를 많이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녹색소비자연대 전국협의회는 15일 이 같은 내용의 ‘자동차 부품 포장재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자동차검사정비사업조합과 함께한 이번 조사는 서울지역 자동차 정비업체 102곳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각 업체가 정비소로 보내오는 휀더, 범퍼, 트렁크, 도어 부품의 포장재를 기준으로 조사가 진행됐다.
국산 자동차 부품 중에서는 휀더 70%, 범퍼 60%, 트렁크 52%, 도어 49%에 비닐 포장재가 사용됐다. 스티로폼 포장재는 범퍼 20%, 도어 17%, 트렁크 16%, 휀더 12%에 쓰였고, 플라스틱 포장재는 범퍼 5%, 도어 3%, 휀더와 트렁크 각각 1%였다. 종이 포장재는 도어와 트렁크에 각각 31%, 휀더 17%, 범퍼 15%에 그쳤다.
반면 수입 자동차는 재활용이 쉬운 종이상자 포장재 비중이 높았다. 정비업체들은 도어 67%, 범퍼 59%, 트렁크 56%, 휀더 55%에 종이 포장재가 쓰였다고 답했다. 비닐 포장재는 트렁크 23%, 휀더 22%, 범퍼 20%, 도어 16%였다. 스티로폼은 휀더 17%, 도어와 트렁크 각각 14%, 범퍼 12%로 조사됐다. 플라스틱 포장재는 범퍼 9%, 트렁크 7%, 휀더 6%, 도어 3%로, 국산 자동차 부품보다 사용 비율이 높았다.
포장 폐기물은 폐기물 처리비용으로 이어졌다. 정비업체 1곳당 월평균 포장 폐기물 처리 비용은 비닐 11만3천원, 스티로폼 4만9천원, 플라스틱 4만2천원으로 조사됐다. 윤영미 녹색소비자연대 공동대표는 “자동차 부품 제조 대기업들이 말로만 친환경, 사회적책임경영을 외칠 게 아니라 소비자들의 높아진 환경의식에 발맞춰 환경을 고려한 포장재 사용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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