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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자본의 흐름 유도하는 신호가 필요”

등록 2022-04-04 23:59수정 2022-04-05 00:09

[IPCC 6차보고서 WG3 한국인 주저자 인터뷰]
기후금융 총괄주저자 정태용 연세대 교수
챕터과학자로 참여한 신진연구자 문종우 박사
정태용 교수(왼쪽)와 문종우 박사(오른쪽).
정태용 교수(왼쪽)와 문종우 박사(오른쪽).

5일 자정 공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아이피시시) 6차 보고서(AR6) 제3실무그룹(WG3)이 작성한 ‘완화’편 보고서의 한국인 주저자는 2명이다.

이 중 기후금융 부분의 총괄주저자이자 ‘정책당국자를 위한 요약보고서’ 주저자인 정태용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2000년 아이피시시의 ‘배출시나리오에 관한 특별보고서’ 주저자로 참여한 적 있는 기후변화·기후금융 전문가이다. 한국 에너지경제연구원 근무에 이어 세계은행(WB) 선임에너지경제학자, 아시아개발은행(ADB) 전문기후변화전문가,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대학교 교수를 거치며 30년 가까이 이 분야의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정 교수는 “이번 보고서의 핵심 중 하나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자본의 흐름을 유도할 수 있는 금융계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방안을 찾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총괄주저자인 정 교수를 도와 신진연구자로서 자료 보완 등 보고서 작성의 도움을 주는 기술적 업무를 맡는 ‘챕터과학자’로 참여한 같은 대학 문종우 박사도 함께 4일 화상 인터뷰에 참여했다. 문 박사는 최근 2주 동안 이어진 막바지 회의에 모두 참여했다.

아이피시시 6차 보고서 실무그룹3 보고서(WG3) 중 기후금융 부분의 총괄주저자이자 ‘정책결정권자를 위한 요약보고서’ 주저자인 정태용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가 4일 <한겨레>와 화상인터뷰를 하고 있다. 화상 인터뷰 화면 갈무리
아이피시시 6차 보고서 실무그룹3 보고서(WG3) 중 기후금융 부분의 총괄주저자이자 ‘정책결정권자를 위한 요약보고서’ 주저자인 정태용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가 4일 <한겨레>와 화상인터뷰를 하고 있다. 화상 인터뷰 화면 갈무리

―4일 저녁 6시(한국시간) 공개될 예정이었고 회의는 1~2일 전에 끝났어야 했다. 그런데 각국 정부 대표단의 논의가 길어졌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봤나.

“5차 보고서가 나왔던 2014년보다 현재 기후변화에 대한 각국의 관심이 더 높아졌다. 2015년 파리협정 이후 처음 나온 보고서이고 많은 국가들이 그 사이 탄소중립(넷제로)을 선언한 것도 달라진 점이다. 자연과학(실무그룹1 보고서)이나 영향과 적응(실무그룹2 보고서)을 다룬 앞선 보고서는 과학적 연구 사실에 기반해 토론, 논쟁이 싱대적으로 많지는 않다. 그러나 이번 3그룹 보고서는 어떻게 기후변화에 대응해 감축해갈 것인가가 주제라 나라마다 입장이 다를 수밖에 없는 사회과학의 영역이라 논의가 많다. 크게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으로 나누어 감축 과제를 바라보는 입장이 다르기도 하고 사안에 따라 각국의 입장이 다른 것 같다. 합의가 안 되는 경우 해당되는 그룹별 국가들끼리 따로 회의를 하기도 해 시간이 더 걸린 것으로 보인다.” (정)

—선진국과 개도국의 입장이 어떻게 달랐나.

“각 국가들마다 특정 이슈에 대해 첨예하게 대립한다기보다 감축을 어떻게 할 것인지, 그 영향에 대해 함께 생각하는 과정이었다. 국가별로 자기들 상황에 맞게 대응한다고 느꼈다.” (문)

—이번 보고서의 핵심 내용은 무엇이고 5차 보고서와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5차 보고서가 나온 이후 코로나19로 6차 보고서 발간이 예정보다 1년 이상 늦어졌다. 그동안 온실가스 배출 정도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살펴봤고, 탄소중립이라는 전세계적 목표에 경제 시스템과 사회기반시설들을 어떻게 바꿔가야 하는지가 주요 미래 과제가 된다.”

—총괄주저자로 참여한 기후금융 파트는 어떤 내용인가.

“기후 관련한 투자와 금융 분야에서의 대응 능력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하는 지점이다. 금융전문가들이 모여 아이피시시 보고서에서 금융 부분을 따로 챕터로 정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 기술, 국제협력 분야별 과제가 있고 각 정부와 기관들,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 등을 고민했다. (전반적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시스템이나 여건을 갖추게 하는 것이 중요한데, 아마 각 국가나 지역별로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금융의 역할을 2015년 파리협정에서도 강조했으나 큰 변화가 없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개도국을 지원하기 위한 기후대응기금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각국 정부에게 어떤 정책을 내놓으라는 처방이 이번 보고서에 있는 것은 아니다. 2030년이든 2050년이든 (세계적으로 정한) 기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돈이 얼마가 필요하고 얼마나 투자되었는지를 살펴봤다. 물론 선진국들이 매년 1천억달러씩 모으기로 한 기후대응기금 목표에는 부족하지만, 투자된 금액만 봐서는 과거보다 많이 늘었다.”

아이피시시 6차보고서의 제3실무그룹이 작성한 ‘완화’편의 ‘정책결정권자를 위한 요약본’ 표지. IPCC 제공 자료 갈무리
아이피시시 6차보고서의 제3실무그룹이 작성한 ‘완화’편의 ‘정책결정권자를 위한 요약본’ 표지. IPCC 제공 자료 갈무리

—금융·보험사 등이 앞으로 어떻게 돈을 운용해야 하나.

“기후 대응에 필요한 여건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기후와 관련한 위험요소들이 있다. 산불이 났을 때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으면 이를 줄이기 위해 쓸 돈이 얼마인지와 피해액을 비교하게 된다. 어떻게 돈을 움직여야 그린본드(친환경자금조달 채권), 공적개발원조(ODA)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개발하고 기후변화 대응에 사용하는지 현재로서는 그 연결고리가 약하다. 전세계적으로 자금은 있지만 기후변화 쪽으로 돈이 잘 안 오는 건데 그 이유 중 하나가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할 때 생길 수 있는 위험요소 중 기후와 관련된 위험요소를 금융부문에서 잘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은행, 중앙은행, 보험사 등 다양한 금융기관이 다양한 금융적 기법을 동원해서 투자에 따른 (기후) 위험요소를 줄이고 기후변화 분야에 투자 기회를 준다는 게 메시지다. 기후 대응을 위한 돈이 더 흘러들어올 수 있도록 일종의 장애물을 없애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기후위험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해 투자의 안전성과 기회를 늘리라는 뜻인가.

“위험과 미래 불확실성이 높아지니 투자를 안 한다.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 돈이 움직이게 하라는 것이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위험을 주도적으로 줄이라는 메시지도 포함돼있다. 현재 중앙은행은 이자율 변동 등 단기 금융정책을 주로 고민하는데 국제통화기금(IMF) 등에서도 기후변화 문제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민간 금융기관이나 회사도 녹색채권을 포함해 다양한 금융상품에 대해 미래 불확실성을 줄이는 쪽으로 흘러가라는 메시지를 포함하고 있다.”

—외국에서는 이런 변화의 흐름이 외신을 통해 보도되는데, 아직 한국에서는 기후금융 분야가 낯설다고 느끼는 이들이 많다.

“결국 금융의 흐름은 의사결정을 하는 주체들에게 어떤 신호를 주느냐의 문제이다. 탄소세를 책정하거나 기업이 비재무적 측면에서 이에스지(ESG, 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하고 자발적으로 배출권 거래제에 참여하는 것 모두 일종의 경제적 수단이 된다. 이에스지 경영으로 기업의 평판이 좋게 되어 금융 비용이 낮아지게 되는 등 다양한 목적이 있는데, 이러한 방식이 사회경제적으로 약자를 고려하고 경제적 수단들이 서로 연결되어 온실가스 감축을 할 수 있다.”

—탄소포집 기술의 발전 가능성이나 원전과 재생에너지 등 녹색에너지를 무엇으로 정의할 것인지 등이 정책적 과제로 꼽히고 있다. 기술 파트에서는 어떤 논의를 했나.

“국제에너지기구(IEA)나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들도 있지만 일단 아이피시시 보고서는 학술저널에 실린 논문을 중심으로 정리하게 된다. ‘저탄소’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당연하게 꼽히는데 기업이 현재 어디까지 개발했는지 등의 논의는 논문이나 국제기관의 보고서에 게재되지 않았다면 이 보고서에서는 반영되지 않는다. 이번 보고서에도 재생에너지나 탄소포집 기술, 전기차 등 저탄소 기술의 이용 관련한 메시지는 물론 있다. 돈(금융)과 기술이 6차 보고서에서 분화되어가는 걸 볼 때, 다음 7차 보고서에서는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의 기후 대응을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주 동안 아이피시시 6차 보고서 WG3 보고서 회의에 참여한 문종우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박사가 4일 &lt;한겨레&gt;와 화상 인터뷰를 하고 있다. 화상 인터뷰 화면 갈무리
지난 2주 동안 아이피시시 6차 보고서 WG3 보고서 회의에 참여한 문종우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박사가 4일 <한겨레>와 화상 인터뷰를 하고 있다. 화상 인터뷰 화면 갈무리

—보고서 논의 과정에서 한국의 역할은 어땠나.

“나의 경우 1997년 교토의정서 당시 현장에 있었다. 그때와 비교하면 국제회의에서의 한국의 협상, 토의 능력이 매우 좋아졌다고 느낀다. 이번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회의가 이어졌지만 한국 대표단의 숫자도 적지 않았고 이번 정부 승인과정에서 건설적인 기여를 많이 하였다. 7차 보고서 때 한국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 분명해 보인다.”(정)

“한국이 의견만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보고서의 논의를 진전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느꼈다.” (문)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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