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망산천 멀다더니 건너 앞산이 북망이었네.” 선소리꾼의 구슬픈 상엿소리가 요령소리에 묻어 퍼지면 망자의 죽음을 애도하는 상제들의 호곡이 뒤따른다. 어느 시골 길을 가다가 우연히 만나게 되는 꽃상여 장례행렬도 이제는 쉬 볼 수 없는 풍경이 되었다.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삼봉리 구봉부락 앞길, 꽃상여 행렬이 건널목 신호 앞에서 한참을 기다리더니 빨간불이 켜진 뒤에야 가던 길을 재촉한다. 북망산천으로 되돌아가는 길도 신호를 받아 섰다 가는 걸 보며, 우리들 사는 하루를 되돌아본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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