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가 내린 지난달 18일 서울 광화문사거리 인근에서 우산을 준비하지 못한 시민이 가방으로 비를 피하고 있다. 연합뉴스
8∼9일 전국 내륙을 중심으로 곳곳에 강한 소나기가 오고, 9일에는 수도권과 강원 내륙·산지에 최대 40㎜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13∼14일에는 제주와 남부지방에, 15일에는 동해안 지방에 다시 한차례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8일 “우리나라 동북쪽 상층 대기의 강한 고기압성 회전에 동서 방향의 공기 흐름이 막혀 북서쪽에서 한랭건조한 공기가 우리나라 쪽으로 유입되는 상황에서 하층 대기는 햇볕에 가열돼 상하층 온도 차가 30도 이상 나고 있다. 또 상층에서는 동풍이, 하층에서는 서풍이 부는 등 높은 온도 차와 엇갈린 풍향으로 인한 대기불안정이 커져 소낙성 비가 올 조건이 형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소나기는 주로 이날 낮부터 저녁 사이 서울·경기 내륙과 강원 영서, 충청과 전북 내륙, 전남 북동부와 경북남서 내륙 등지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소나기는 점조직처럼 곳곳에서 단시간에 강하게 내릴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 강수량은 5∼40㎜로 예상되지만 인근 지역 간 강수량 편차가 클 수 있다”고 말했다.
9일에는 우리나라 북쪽 상층에 위치한 저기압 회전에 따라 대기 하층에는 약한 기압골이 두차례 통과하면서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수도권과 강원 내륙·산지에는 새벽부터 저녁까지 곳곳에 비가 이어지면서 5∼40㎜의 강수가 기록될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하고 있다.
이날도 대기불안정에 의해 천둥·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충청 내륙과 전북·경북 내륙을 중심으로 5∼40㎜의 강수량을 기록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보고 있다.
8∼15일 기상 예측 상황. 기상청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10일부터 13일 오전까지는 우리나라 동쪽에 고기압이 위치하면서 구름이 많이 낀 상태에서 일사 효과에 의해 기온이 다소 오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태백산맥 동쪽은 북쪽에서 내려오는 차가운 공기로 기온이 많이 내려가 동서 기온 차가 크게 날 것으로 예상된다.
우진규 예보분석관은 “이 시기에 동서뿐만 아니라 지표의 따뜻한 공기와 상층의 찬 공기 사이의 온도 차에 의한 대기불안정이 여전히 존재해 곳에 따라 소나기가 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후 13일 오후부터는 고기압이 동쪽으로 물러나고 우리나라 남쪽으로 저기압이 통과하면서 제주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올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하고 있다. 또 저기압이 완전히 빠져나가는 15일께는 동풍 영향으로 동해안 쪽에도 비가 올 것으로 보인다.
8∼9일 비가 오면서 비교적 평년보다 낮거나 비슷하던 기온은 13일 차츰 올라 평년보다 높게 유지되다 이후에는 다시 내려가 평년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기상청은 밝혔다.
우진규 예보분석관은 “15일까지도 찬 성질의 저기압성 소용돌이가 우리나라로 유입돼 정체전선을 북상시켜 장마를 일으키는 북태평양고기압의 북상을 막고 있어 당분간 장마가 시작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는 15일로 예정돼 있는 누리호 2차 발사와 관련해 “13∼15일 대기 상부로부터 찬 공기가 내려앉는 시기여서 바람에 대한 영향이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저기압 속도를 지금 예측하기는 어려워 지속적인 관측과 분석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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