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공원연구소 초대 소장 김인수씨
새로운 공원이 생기면 주변 땅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것이 요즘 추세지만, 언제나 공원이 환영을 받았던 것은 아니다. 주민들이 떠난 도심 공원은 범죄가 일어나는 공포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좋은 공원’은 나무와 꽃이 아름답기 이전에 사람의 일상이 함께 하는 곳이다.
“시민 개성있는 일상 담아야”
그래서 ‘세계공원연구소’ 초대 소장 김인수(51·환경조형연구소 그륀바우 대표)씨는 “사는 사람들이 다르듯, 인사동과 테헤란밸리 공원도 서로 달라야 한다”고 말한다. 어디서나 똑같은 사각 정자와 휴지통 세트가 놓여있는 공원들이 시민들의 개성있는 일상을 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5일 서울 정동 배재빌딩에서 창립식을 연 ‘세계공원연구소’는 민간싱크탱크인 희망제작소 산하기구로 탄생했다. 희망제작소가 공원연구소를 세운 이유는 공원을 지역문화를 살리는 거점으로 주목했기 때문. ‘시장 학교’ 등을 통해 전국 지방자치단체장들과 네트워크를 엮은 희망제작소는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공원을 연구하고 제안하는 것이 긴요하다고 판단했다.
‘희망제작소’ 산하기구로 출범
김 소장은 세계공원연구소가 할 일로 세가지 정도를 꼽는다. 우선 공원에 대한 자료조사와 프로그램 수집·연구 활동을 벌여 ‘공원 아카이브’를 만드는 것이다. 또한 연구원들이 직접 지역의 ‘녹지컨설턴트’가 되어 전체적인 공원 계획을 수립하는 데 도움말을 주고 필요하다면 구체적인 설계안을 제시하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공원박람회를 개최하는 것이다. 그러나 ‘꽃박람회’처럼 한번 열고 치우는 행사가 아니라 박람회 뒤 시설물과 터를 그대로 남겨 도시의 일부로 삼는 것이다. 김 소장은 독일 슈트트가르트가 수십년 동안 정원박람회를 잇따라 열며 지역의 녹지체계를 구축한 것을 예로 들었다. 세계공원연구소엔 조경전문가 뿐 아니라 인문·사회학자, 문화기획자, 공무원 등 다양한 직업인들이 객원 연구원으로 동참했다.
글·사진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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