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교체위해 설치한 트랩에 걸려
지리산에 방사된 반달가슴곰 가운데 한마리가 생포용 트랩에 걸려 죽은 채 발견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 1일 곰의 위치를 표시해주는 발신기의 배터리 교체를 위해 생포용 트랩을 설치했으며, 7일 이 트랩에 곰 한마리의 발목 관절부위가 걸려 죽은 채 발견됐다고 15일 밝혔다. 이 곰은 지난해 10월 러시아 연해주에서 들여와 방사된 두살짜리 암컷 ‘울카’다.
공단 쪽은 생포용 트랩에서 포획과 동시에 울리게 돼 있는 발신음이 울리지 않아 현장 확인이 늦어졌다고 밝혔다. 생포용 트랩은 올무 등과는 달리 트랩 장치에 보호대가 있어 곰이 상처를 입지 않는다. 그동안 공단은 보통 1년 주기로 마취 총으로 곰을 생포해 발신기를 교체해 왔으나, 울카의 경우 배터리가 모두 닳아 소재 확인이 되지 않자 생포용 트랩을 설치했다.
공단 관계자는 “곰이 굶어 죽었는지 등 정확한 사고원인을 밝히기 위해 현장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또 현장 확인이 조속히 이뤄지지 않은데다 사망한 곰을 발견하고도 보고가 일주일 정도 늦어진 데 대해 “현장조사를 통해 사실 관계를 규명한 뒤 필요하면 관계자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반달가슴곰 복원을 위해 2004년부터 지금까지 지리산에 방사된 20마리 가운데 살아 있는 반달가슴곰은 13마리로 줄어들었다. 김양중 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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