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디풀·방가지똥 등 퍼져
독도에 인위적으로 심거나 우연히 방문객의 몸에 묻어 들어온 귀화식물의 수가 늘어나 식물생태계 교란이 우려할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북대 박재홍(생물학과) 교수는 11일 펴낸 <독도 생태계 모니터링 사업보고서-독도의 식물상>에서 “귀화식물인 왕호장근이 독도 식물생태계 교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마디풀과 참소리쟁이, 흰명아주, 방가지똥 등의 귀화식물이 독도 전역으로 세력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박 교수는 “보존능력이 탁월하고 강한 번식력을 가진 왕호장근이 1978년 처음 심어진 뒤 독도 서도 일대에 확장돼 점차 다른 초본식물의 생육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며 “이는 좁은 면적의 해양섬에 인위적으로 식물을 들여오는 것이 기존의 식물군락(원식생) 보전에 미치는 악영향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또 “독도 영유권의 인식을 고취하기 위해 유입된 무궁화는 종의 특성상 해양성 기후인 독도에 자생하기 어려워 오히려 제거하는 것이 독도 생태계 보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경북대 울릉·독도 연구소는 2005년 10월부터 2006년 12월까지 독도생태계 모니터링 사업을 추진한 결과, 독도에서 식물상 49개 분류군과 33종 7252마리의 서식조류를 확인, 관찰했다고 밝혔다. 울릉·독도연구소는 “최근 독도 입도인원 급증에 대비해 생태계 보존을 위한 정기적 조사가 필요하고 생태적 수용능력에 대한 재평가와 핵심·완충·탐방지역 설정 등 권역별 관리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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