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주째 주말 오보 논란…누리꾼 반발 거세
전문가들 “대기 불안정 탓 한계 인정해야”
전문가들 “대기 불안정 탓 한계 인정해야”
기상청의 주말 일기예보가 5주째 ‘오보’ 논란에 휩싸였다. 하지만 대기 불안정이 심한 여름철 예보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방법이 사실상 없어, 기상청은 속수무책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기상청은 지난 25일 밤 11시 예보에서 서울·경기·충청 지방에 26일까지 최고 30㎜ 가량 비가 내리겠다고 내다봤으나, 이날 새벽 경기 북부를 중심으로 예상보다 훨씬 많은 비가 쏟아지고 한때 호우주의보까지 발령됐다. 서울 32㎜, 동두천 78㎜, 연천 51.5㎜의 비가 내렸고, 가평군 북면에 125㎜, 연천군 장남면엔 103.5㎜나 왔다. 기상청은 27일 “경기 북부에 국지적으로 강한 비가 내렸다”고 말했다.
기상청 누리집엔 ‘5주째 오보’라며 항의 섞인 원성이 이어졌다. 많은 누리꾼들은 “해도 너무 한다”, “책임을 지고 기상청장은 사퇴하라”고 비난했다. 소수는 “다른 지역 예보는 거의 다 맞은 듯한데 언론이 과장한다”, “날씨를 100% 맞춰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 과학 상식에도 안 맞는다”고 지적했다.
이번 예보를 ‘오보’로 볼 수 없다는 견해도 있다. 오재호 부경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예보에서 ‘비가 온다’ ‘안 온다’ 하는 예측 자체가 힘든데 강수량까지 정확히 맞추라는 식으로 따져 오보라고 주장하는 건 사실 기상예보를 하지 말라는 얘기”라며 “여름철엔 비구름이 얼마나 많은 비를 뿌릴지 한 시간 전에 예측하기 힘든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일기예보가 오보 논란에 휩싸이며 최근엔 이만의 환경부 장관이 나서 국외 예보전문 인력 영입 등을 대책으로 내놨으나 기상학계에서는 ‘지역 전문가가 지역 날씨를 가장 잘 안다’며 실효성 없는 대책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강수 시간대와 양까지 정확히 맞추길 바라는 분위기에선, 어떤 대책도 근본 처방이 되지 못하고 오보 논란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기상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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