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동호회 발바리 회원들이 4대강 자전거길 조성에 반대하는 잔차질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자전거 동호회 ‘발바리’ “자전거도로보다 유기농지를” 외쳐
“생명을 파괴하는 4대강 자전거도로는 필요 없습니다. 불도저가 지나간 자리에 생겨나는 건 자전거길이 아니라 ‘죽음의 길’일 뿐입니다.”
자전거타는 사람들의 모임 ‘발바리’(‘두 발과 두 바퀴로 다니는 떼거리’라는 뜻) 회원 30여명이 21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에서 출발해 경기 팔당 두물머리까지 ‘자전거도로보다 유기농지를’을 외치며 ‘떼거리 잔차(자전거)질’을 벌였다.
이들은 “자전거가 자동차를 대체하는 훌륭한 교통수단이며, 지구와 생명을 살리는 멋진 물건이라는 것을 알리면서 지난 10년간 묵묵히 페달을 밟아왔다”며 “하지만 지금 자전거는 예산낭비와 전시행정, 생태파괴의 핑계거리로 그 이름이 오염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우리는 자전거에게 차선 하나를 달라고 했지, 관광용 자전거길을 만들어 달라고 조르지 않았다”며 “우리에게 필요한 건 물길, 숲길, 밭길을 없애 만든 자전거도로가 아니라, 자동차에게 점령당한 자전거길을 되찾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전거면 충분하다’는 구호를 내걸고 2001년부터 매달 정기적으로 ‘떼거리 잔차질’을 해온 이들은 두물머리에서 1박2일간 농사일을 도우며, 생명을 파괴한 4대강 자전거도로를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할 계획이다.
팔당 ‘잔차질’을 제안한 ‘지음’ 씨는 “자전거라는 이름의 불도저로 생명을 위협하는 말도 안 되는 현실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어 팔당 잔차질을 제안했다”며 “자전거도로를 위해 삶터를 내줘야하는 팔당의 농민들을 위로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 참가자는 “강을 파괴해서 만든 잔차길을 원치 않는다는 목소리를 내지 않고서 한강 잔차길을 어찌 마음 편히 달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다들 비슷한 마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H6s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21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을 출발해 5시간만에 경기 팔당 두물머리에 도착한 자전거 동호회 ‘발바리’ 회원들이 ‘4대강 자전거도로 반대’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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