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환경

4대강 동시다발 공사에 철새들도 쫓겨났다

등록 2010-07-15 08:28수정 2010-07-15 11:50

4대강 유역 철새 개체 수 변화(※ 이미지를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올초 ‘겨울 조류 센서스’ 결과 개체수 격감
공사 초기임에도 쇠오리 등 최대90% 줄어
정부 “철새에 영향 없을것” 예측 빗나가
정부가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착공한 뒤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에서 철새들이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4대강 사업이 철새들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던 정부의 예측이 빗나갔음을 보여주는 것이며, 4대강 전 구간 동시 공사 방식 때문에 철새들이 터전을 잃고 떠도는 ‘철새 대란’의 징후로 해석돼 시급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14일 <한겨레>가 지난 1월 말 실시된 환경부의 ‘2010년 겨울철 조류 동시 센서스’ 보고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4대강 공사가 본격 시행된 지역에서 지난해 관찰됐던 철새가 아예 사라지거나 최대 10분의 1 정도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조류 센서스는 지난해 11월 4대강 사업 착공 뒤 처음으로 진행된 대규모 생태계 조사다.

올해 센서스 결과를 지난해와 견줘 보면, 4대강 인근의 청둥오리·쇠오리·고니 등 물새류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이포보가 건설되는 한강 양평~여주 구간에서는 지난해 1690마리였던 흰뺨검둥오리가 363마리로 79% 줄었고, 쇠오리는 441마리에서 65마리로 85%나 감소했다. 낙동강에서도 남지~삼랑진 구간에서 쇠오리는 545마리에서 53마리(90% 감소)로, 청둥오리는 2259마리에서 581마리(74% 감소)로 줄었다. 천연습지가 있는 구미 해평에서 지난해 55마리가 발견됐던 천연기념물 원앙은 올해 한 마리도 확인되지 않았다.

이는 사업 초기 하천 둔치에 중장비가 투입되고 준설작업이 잇따르면서 얕은 물가에서 먹이를 찾는 수면성 오리류 등이 강에서 밀려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센서스에 참여한 연구자들은 4대강 사업이 철새에 악영향을 준다며 겨울철 공사를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보고서에서 △겨울철 공사가 안정적인 월동과 먹이활동을 방해(북한강 청평댐~화천교)하고 있고 △보 건설 구간(한강 여주~충주)에는 조류 출현 빈도가 낮았으며 △공사 때문에 철새들이 이동·분산되는 현상(금남보 인근 금강 상류)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특히 4대강의 전 구간이 동시에 파헤쳐져 피난처가 없는 상태에서 올겨울 철새들이 다시 찾아오면 피해는 극심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강 공사는 일부 구간씩 차례로 진행하며 야생동물에게 대피·대체 공간을 내줘야 한다. 하지만 4대강 공사는 이명박 대통령 임기 내 완공을 위해 동시다발적으로 공사가 이뤄지는데다, 내년에는 4대강 지류 정비까지 추진될 예정이어서 철새들의 피난처는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지난해 11월 환경영향평가에서 제시된 유일한 철새 대책은 ‘공사 강도 조절’이다. 하지만 시공사나 공사 구간별로 공사 강도를 적절히 배분해 철새 영향을 최소화하는 종합적인 마스터플랜은 없는 상태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조사가 진행된 지난 1월은 준설공사가 본격화되기 전이므로 여러 원인을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조류보호단체 ‘습지와 새들의 친구’의 김경철 사무국장은 “공사 초기인데도 개체 수가 대폭 줄어든 것은 충격”이라며 “공사가 한창 진행된 상태에서 돌아올 철새들이 올겨울을 제대로 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지금 당장 기후 행동”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