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초까지 강추위…북극 온난화로 찬공기 몰려
한파가 열흘 넘게 계속되고 있다. 6일 서울의 아침 기온이 영하 12도까지 떨어지는 등 추위가 다시 절정에 이를 전망이다.
기상청은 5일 “북서쪽에서 확장한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으로 6일 중부지방의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겠다”며 “찬 바람이 불어 체감기온은 더 내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6일 밤까지 예상 적설량은 △호남·충남 서해안 1~5㎝ △울릉도·독도 10~20㎝ 등이다. 이어 주말인 8일에도 서울·경기·충청 지방에 눈이 올 전망이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겨울에도 추위와 포근한 날씨가 반복되는 현상이 사라졌다. 겨울철의 전형적인 특성인 ‘삼한사온’이 무색할 정도로, 이번 추위에는 단 한 번의 쉼표도 없다. 이번 한파가 시작된 지난달 23일부터 5일까지 14일 동안 서울의 최저기온은 평균 영하 9.7도에 그쳤다. 영하 5도를 웃돈 날은 5일(영하 3.6도) 단 하루밖에 없었고, 낮 기온도 지난달 23일(4.5도) 하루만 영상으로 올랐을 뿐이다.
이번 한파는 따뜻해진 북극과 관련이 깊다. 김승배 기상청 대변인은 “원래 북극의 찬 공기가 모자가 덧씌워진 것처럼 뭉쳐 있어야 하는데, 북극이 따뜻해지면서 찬 공기가 중위도 지방으로 퍼져 내려왔다”며 “이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유럽과 북미, 한반도가 받고 있다”고 말했다. 찬 공기가 중위도의 따뜻한 공기와 부딪히면서 눈도 많이 내리고 있다. 경북 동해안의 폭설로 지난 3일 포항의 최심신적설량(새로 와서 쌓인 눈의 두께)은 이 지역 기상관측 사상 최고(28.7㎝)를 기록했다.
당분간 포근한 날씨는 만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다음주 초반까지 제주를 제외한 전국의 아침 기온이 영하 5~10도 안팎, 낮 기온은 0도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이달 말까지 찬 대륙고기압이 확장할 때마다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춥게 느껴지는 날이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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